[Oh!쎈 초점] '침묵'한다고 조용히 넘어갈 영화가 아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1.05 09: 10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이 예상 밖의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달 2일 개봉한 ‘침묵’은 개봉 3일째인 어제(4일)까지 누적 관객수 21만 8147명(영진위 제공 이하 동일)을 기록해 같은 날 개봉한 ‘부라더’(감독 장유정)가 기록한 50만 5684명에 비해 약 두 배 가량 낮은 수치를 보였다. 개봉 전까지 성적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예지만 충격적인 결과이다.
‘침묵’은 아내와 사별한 기업회장 임태산이 늦은 나이에 인생의 마지막 사랑인 가수 유나를 만나 제2의 인생을 꿈꾸지만, 돌연 외동딸 미라가 약혼녀 유나를 죽였다는 살인 피의자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태산은 자신만의 가치관을 반영해 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그 과정에서 높은 긴장감은 물론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굳이 칭찬하기도 입이 아플 정도로 최민식의 연기 내공이 임태산 캐릭터에 발휘됐다. 최민식은 돈부터 사랑까지 모든 것을 가졌지만 정작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릴 위기에 놓인 태산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풀어냈다.

‘침묵’은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구조 속 연인의 사랑과 부성애, 슬픔, 분노, 참회를 넘나드는 섬세한 드라마로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수식이 필요 없는 최민식부터 연기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이수경까지 신구의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침묵’이라는 제목만 봐선 무겁고 우울한 얘기 같지만 알고 보면 아버지의 사랑을 말하는 휴먼 드라마이다. 자식을 위해 돈마저 내버리는 지극한 부성애를 그려낸 것. 부성애에 대한 감동, 명화가 주는 예술적 향취를 함께 느낄 수 있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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