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만 밟아 봐도 100억 원? FA 거품시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1.05 06: 00

메이저리그 프리미엄일까. 아니면 거품일까.
한국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는 정말 꿈의 무대다. 진출해서 성공하면 물론 좋지만, 마이너리그서 뛰다 한국에 돌아와도 거액이 보장되기 때문. 미국에서 뛰다 돌아와 자유계약선수(Free Agent) 신분이 되면 엄청난 메이저리그 프리미엄이 붙는다. 갈수만 있다면 한국에 남는 것보다 무조건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이득이다.
2017시즌 미국무대서 활약했던 김현수(29)와 황재균(30)이 FA신분을 얻었다. 황재균은 이미 국내 유턴을 선언했다. 김현수 역시 KBO리그로 돌아올 수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야구계에서 두 선수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 100억 원은 투자해야한다는 기준선이 제시되고 있다. 과연 합당한 투자일까.

이대호는 지난 1월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1년 간의 선수생활을 접고 롯데로 컴백했다. 롯데는 이대호를 잡기 위해 4년 간 150억 원이라는 역대최고액을 제시했다. 2017시즌 이대호는 타율 3할2푼 173안타 111타점 34홈런(5위)을 날리며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롯데의 후반기 대반격에 중심을 잡아주며 가을야구 진출에 공을 세웠다. 이대호라는 프렌차이즈 선수의 컴백으로 사직구장은 연일 만원사례를 이뤘다. 롯데는 확실하게 ‘이대호 효과’를 봤다. 하지만 그 효과가 150억 원의 가치가 있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이대호는 이미 해외진출 전부터 국내최고 타자였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경험자라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15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경험하면 가치가 폭등하고 있다. 하지만 꼭 이대호처럼 모든 선수가 몸값을 하는 것은 아니다.
윤석민은 2011년 17승, 평균자책점 2.45, 178탈삼진, 승률 7할7푼3리로 투수 4관왕에 올랐고, MVP까지 차지했다. 윤석민은 2013시즌을 마치고 미국진출을 선언했다. 2014년 볼티모어에 입단한 그는 산하 마이너리그 노포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1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KIA는 윤석민에 계약금 40억 원과 연봉 12억 5000만 원 등 4년간 총액 90억 원을 안겼다.
하지만 윤석민은 국내복귀 후 부상과 기량저하가 겹쳐 전혀 몸값을 못하고 있다. 2016시즌 윤석민은 16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9에 그쳤다. 2017시즌 KIA가 우승했지만 윤석민은 시즌 전체를 쉬었다. 윤석민은 대표적인 ‘먹튀’로 불리고 있다. 국내유턴선수에게 거액을 안겼을 때 얼마든지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것. 
김현수는 2016시즌 메이저리그서도 타율 3할2리를 치며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타율 2할3푼으로 부진했다. 황재균은 더 보여준 것이 없다. 메이저리그 18경기서 1할5푼4리에 그쳤다. 이런 김현수와 황재균도 KBO에 복귀하면 100억 원의 사나이가 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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