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쌀쌀한 그라운드에 온기 넣은 강원의 '큰 절'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11.04 17: 44

쌀쌀한 그라운드를 따뜻한 웃음과 온기가 돌게 만들었다. 강원의 큰 절 세리머니다.
강원FC는 4일 강원도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7 37라운드 FC 서울과 경기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강원은 스플릿 라운드 돌입 후 첫 승을 챙겼다. 전반 44분 이근호의 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선제골을 만들어 낸 김승용은 곧바로 선수들을 불러 모아 강원 벤치로 향했다.
김승용과 선수들은 박효진 감독대행과 코칭 스태프들에게 꾸벅 큰 절을 했다. 특별한 세리머니였다. 그동안 정말 많은 고생을 한 코칭 스태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었다.

올 시즌 강원은 여러가지 아픔이 많았다. 최윤겸 전 감독이 팀을 떠난 뒤 박효진 감독대행이 대신했다. 감독 경험이 일천한 박 대행은 선수들과 함께 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아시아 무대 진출을 위한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함께 노력한 결과에 대한 선수들의 고마움이었다. 특히 이날 마지막 경기를 마친 박 대행에게는 정말 큰 선물이었다.
박효진 대행은 경기 후 밝게 웃었다. 감독대행을 마치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을 비롯해 무실점 그리고 제자들의 큰 절 등 기쁜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박 대행은 "갑자기 받게 되서 울컥했다. 새로운 감독님이 오셨는데 그런 모습이 굉장히 의미 있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승용의 골을 도운 이근호는 "(김)승용이가 그런 것을 정말 잘한다. 그래서 오래 살아남는 것 같다. 승용이의 아이디어였다.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좋은 결과 나와서 다행이다"고 대답했다.
올 시즌 강원에서 다시 기회를 얻고 33경기에 나선 김승용은 비록 스탯으로는 빛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고마움을 전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김승용은 "오늘 골을 넣게 될지 몰라서 선수들에게 특별히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골을 넣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다. 고생도 많이 하셨고 선수들을 동생처럼 아껴 주셨다. 고생한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었다"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마지막인 박효진 대행에 대한 최소한의 인사였다.
비록 강원은 올 시즌 아시아 무대 진출은 실패했다. 하지만 마지막은 따뜻하게 빛날 각오를 펼치고 있다. 김승용은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면서 많이 바뀔 수 있다. 더 노력해서 발전된 모습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강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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