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두 살 어린 '막내' 이강인, 주전 자격 증명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11.04 16: 50

유일한 2001년 생인 이강인(16, 발렌시아)이 형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18 축구대표팀이 4일 오후 파주스타디움서 열린 2018 AFC U-19 챔피언십 예선 2차전서 엄원상의 2골에 힘입어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물리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브루나이와 함께 F조에 속했다. 예선 각조 1위와 2위팀 중 상위 5팀이 내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2018 AFC U-19 챔피언십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다.

한국(2승)은 1경기를 덜 치르고도 인도네시아(2승 1패)를 골득실에서 따돌리고 조 선두로 올라섰다. 남은 동티모르, 말레이시아전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돼 조 1위가 유력해졌다.
한국은 장신 공격수인 오세훈을 필두로 바이에른 뮌헨 입단 예정인 정우영, 발렌시아 유스팀 소속인 이강인, 전세진, 엄원상이 2선에서 지원 사격했다. 정호진이 1차 저지선 역을 맡았고, 백포는 이규혁, 이재익, 김현우, 황태현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민성준이 꼈다.
정정용 감독은 대회 시작 전부터 철저하게 인도네시아전을 준비했다. 브루나이전서 백업 자원들을 대거 내세웠지만 후반전엔 이강인과 정호진의 중원 호흡을 점검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정정용 감독은 브루나이전서 주장 완장을 맡겼던 김정민을 대신해 인도네시아전 중원 사령관으로 정호진을 택했다. 패싱력이 뛰어난 김정민을 빼고 수비력이 더 좋은 정호진을 선발로 내보내 안정감을 높였다.
덕분에 이강인은 2선에서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적게는 한 살, 많게는 두 살 위인 형들과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는 경기력이었다. 이강인의 발을 거쳐 볼이 운반되는 장면이 잦았을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강인은 주발인 왼발로 정확한 패스를 배달하며 공수 연결고리 역을 톡톡히 했다. 특히 좀체 공을 뺏기지 않는 볼소유 능력이 돋보였다. 상대 위험 지역에선 번뜩이는 패스로 인도네시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강인은 브루나이와 1차전에선 후반 교체 출격해 페널티킥으로 골맛을 보며 활약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통틀어 태극마크를 달고 치른 첫 경기서 데뷔골을 터트리며 '될 성부른 떡잎'임을 입증했다.
이강인은 한국과 조 1위를 다툴 인도네시아전서도 형들에게 밀리지 않으며 주전의 자격을 증명했다. 조금 더 빠른 볼처리와 피지컬적인 단점을 보완해야 하지만 가진 장점만으로도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했다.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 유스팀서 활약하는 이강인이 한국 축구의 미래로 쑥쑥 자라나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파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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