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도 타고투저, 야수는 넘치는데 투수가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04 10: 28

FA 시장도 타고투저 양상이다. 야수 자원이 넘치는 반면 투수 자원은 모자라다.
KBO는 4일 2018년 FA 자격선수명단을 공시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결정한 이호준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FA는 모두 21명. 그 중 야수가 15명, 투수가 6명으로 두 배 이상의 인원 차이가 난다.
야수는 특급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는 손아섭(롯데) 민병헌(두산)을 중심으로 재자격 선수로는 강민호(롯데) 정근우 이용규(이상 한화) 김주찬(KIA) 손시헌·이종욱(이상 NC) 이대형(kt) 등 수준급 선수들이 시장에 대거 나온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해외파 선수들의 포지션도 야수다. 일찌감치 KBO리그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 메이저리그 잔류가 불투명한 김현수도 각각 내야수, 외야수 최대어로 평가된다. 내·외야 가리지 않고 쓸 만한 선수들이 쏟아져나와 선택의 폭이 넓다.
그러나 야수에 비해 투수 자원은 너무 부족하다. KIA 임창용, 두산 김성배·김승회, 한화 박정진·안영명, 삼성 권오준까지 6명의 선수들만 FA가 된다. 임창용·박정진은 재자격, 김성배·안영명·권오준은 신규, 김승회는 자격 유지로 FA 자격을 취득했다.
임창용과 박정진은 1976년생 만 41세로 이미 KBO리그 최고령 선수들이다. 첫 FA 자격을 얻은 권오준도 1980년생, 김성배·김승회도 1981년생으로 36~37세 베테랑들이다. 보상선수 제도가 유지되는 한 30대 후반 베테랑 선수들의 이적은 어렵다.
그나마 한화 안영명이 1984년생으로 FA 투수 중 가장 젊지만 만 33세로 베테랑 축에 속한다. 나머지 5명의 투수들이 구원으로 제한된 반면 안영명은 구원과 선발 모두 가능하다. 2015년 10승 경험도 있지만 지난해 어깨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한 뒤 올해는 1승8패 평균자책점 5.75에 그쳤다.
투수 쪽에서 확실한 FA 자원이 없다 보니 시장에 철수하는 팀들도 생겨난다. 투수력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적극적이지 않다. 모 구단 관계자는 "투수를 보강하고 싶지만 FA 자원이 없다. 장원준이나 차우찬처럼 확실한 FA 투수가 아닌 이상 영입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거의 대부분 팀들이 투수난을 겪고 있어 FA 투수 보강을 원하지만 시장 상황이 너무나도 좋지 않다. KBO리그 타고투저 흐름이 FA 시장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KIA 양현종이다. 지난해 KIA와 1년 총액 22억5000만원에 단기 FA 계약을 한 양현종은 4년이 지나지 않아 공식적으로 FA 자격은 얻지 못하지만 자유롭게 이적 가능한 조건을 걸었다. 다만 한국시리즈 MVP로 KIA의 11번째 우승을 이끈 양현종은 이미 잔류 의사를 비쳤다. 지금으로선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낮다. /waw@osen.co.kr
[사진] 손아섭-민병헌-강민호-정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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