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통 조타수 2명, 난파 직전 신태용호 구할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11.04 06: 00

스페인 축구에 정통한 조타수 2명이 난파 직전인 신태용호를 건져낼 수 있을까.
최근 축구대표팀은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치른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2경기서 천신만고 끝에 본선행 티켓을 잡았다.
신태용호는 때 아닌 '히딩크' 후폭풍까지 맞으면서 뜻하지 않은 위기에 봉착했다. 설상가상 해외 원정 평가전서 러시아와 모로코에 완패를 당하며 궁지에 몰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서 사상 처음으로 중국(57위)에 뒤지며 62위로 추락했다. 또한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추첨서 최하위 시드(포트4) 배정이 확정되며 죽음의 조에 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탈출구가 없어 보이던 한국 축구가 구세주로 택한 건 스페인 축구 전문가 토니 그란데(70)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50) 피지컬 코치다. 둘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낯선 한국 축구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란데 코치는 스페인 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서 코치로 활동했다. 레알 마드리드서 선수로 활약한 그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수석 코치로 일했다. 이 기간 동안 '명장' 파비오 카펠로, 거스 히딩크, 존 토샥, 빈센트 델 보스케 감독을 보좌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세 차례 경험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대표팀의 수석 코치로 활동하면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도왔다.
그란데 코치의 가장 큰 강점은 경험이다. "월드컵을 두 번 경험한 뒤 세 번째 월드컵을 경험하고 싶어서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그는 "대한축구협회는 물론 감독과 선수들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 필요한 게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하겠다"며 두 주먹을 쥐었다.
그란데 코치는 "썩 좋지 않은 분위기이고 어려운 환경에 합류하지만 분위기가 바뀌면 다시 일어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선수들도 월드컵이 얼마나 중요한 무대인지 안다. 합심하면 좋은 성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희망을 노래했다.
그란데 코치와 동고동락한 미냐노 피지컬 코치와 케미에도 시선이 쏠린다. 1989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팀의 피지컬 코치로 경력을 시작한 미냐노 코치는 그란데 코치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대표팀서 활동했다.
미냐노 코치는 "22년 동안의 경험과 최근 8년 동안 스페인 대표팀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서 한국의 좋은 성적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두 코치는 오는 6일부터 소집되는 대표팀 훈련에 곧바로 합류한다. 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콜롬비아를 상대한 뒤 14일 울산문수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세르비아와 맞붙는다.
한국 축구는 더 이상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평가전이지만 사생결단의 각오로 안방 팬들 앞에 서야 하는 이유다./dolyng@osen.co.kr
[사진] 미냐노(좌측)-그란데 코치(우측) /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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