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더패키지’(극본 천성일, 연출 전창근 김진원)의 프랑스 여행이 특별한 이유는 그 안에 인생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멀리 떠나면 가장 가까이 있는 것들이 선명하게 보인다”는 천성일 작가의 메시지처럼 여행을 떠났기에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여행자들의 대사 안에 담겨있다. 아름다운 영상을 타고 흐르는 명장면 속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현실 공감 대사들을 모아봤다.
◆ “지금까지 한 모든 선택은 지금보다 어렸을 때 한 선택이니까.”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프랑스에 온 소소(이연희)나, 여행을 온 이후 계속 꼬이기만 하는 마루(정용화)나 인생은 마치 후회의 연속인 것만 같았다. 이에 “누구나 자기 선택에 후회를 하잖아요”라는 소소(이연희)에게 마루는 “지금까지 한 모든 선택은 지금보다 어렸을 때 한 선택이니까. 10년 전이나, 10분 전이나 지금보다 어린 거니까”라며 성숙한 위로를 건넸다. 또한 정조대 착용에 대해서도 “짐작만으론 모르는 세상이 있잖아요. 뭐든 해보다가 실수도 많이 하지만 부끄럽진 않아요”라고 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홀로 타지에서 힘겹게 버텨왔던 소소에겐 그 어떤 말보다도 큰 위로가 됐다.
◆ “휴가는 회사에서 주는 혜택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권리예요.”
마루가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를 들은 소소는 “휴가는 회사에서 주는 혜택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권리예요. 그걸 포기하는 건 미래를 포기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유럽의 문화를 접해온 소소에겐 어쩌면 당연한 권리일수 있겠지만, 여행에 와서도 일을 해야 했던 마루에겐 마냥 멋지긴 해도 현실적이진 않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회사는 적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게, 믿을 수도 없고 배신할 수도 없고, 묘하다”며 “그래도 확실한 건, 마루 씨 잘못한 거 없어요. 진짜 잘했어요. 그러니까 죄 지은 사람 끌려가듯 돌아가지 말아요”라는 소소의 격려는 마루뿐 아니라 당연한 권리를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전해졌다.
◆ “사랑도 먹고 사는 일 중 하나다.”
사랑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7년차 커플 김경재(최우식)와 한소란(하시은). 여행에 와서도 크고 작은 일들로 다퉜고, 급기야 소란은 이별선언까지 했다. “싸울만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싸움도 화해도 일상이 되었다. 사랑이란 거, 사실 특별한 것도 없다”라며 너무 익숙해져버린 연애를 덤덤히 이야기한 경재. 그에게 사랑은 어느새 “같이 밥을 사먹고, 같이 밥을 해먹고, 밥을 시켜먹고, 밥을 먹지 않고, 밥을 챙겨주고, 밥을 치운다”는 것처럼 먹고 사는 일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뭐 하나 쉽지 않은 이 시대 청춘 경재에겐 세상에서 먹고 사는 일이 제일 힘들다. 멀리 떠나서야 알게 된 내 여자의 감정, 경재는 제일 힘들어도 넘어야 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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