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박학기 "논란 답답해도 故김광석 우선, 더 열심히 불러야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11.03 16: 29

故 김광석의 노래가 가진 힘은 엄청나다.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하고, 방송을 통해서도 그의 음악이 계속해서 들려온다. 김광석의 음악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도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였지만, 2017년인 지금까지도 김광석과 그의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영향력을 남긴다. 이런 김광석을 위해 절친했던 동료들은 추모사업으로 무려 8년이 넘게 '김광석 다시부르기'라는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으로 인해 잠시 주춤할 뻔 했지만, 역시 김광석이라는 가수가, 노래가 가진 힘은 논란마저 잊게 만들었다.
김광석 추모콘서트인 '김광석 다시부르기'는 1996년 김광석의 49제 때 시작이 됐다. 당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절친했던 동료들이 모였던 것. 그러다 2009년 다시 공연이 시작돼 8년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김광석의 절친인 박학기는 4일 전주 공연을 앞두고 OSEN과의 인터뷰에서 '김광석 다시부르기'가 가지는 의미와 진정성을 전하는 한편 김광석의 노래가 가진 힘을 전했다. 
박학기는 "서해순 씨가 개입이 되는 것이 싫은 마음에 2008년까지 공연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 해 김광복 형님이 법원에 요청을 해서 판결문을 받았다. 추모사업회에서 하는 공연에는 서해순 씨가 개입을 하거나 연관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허락한다는 판결문이다. 법적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는 공식적으로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1년에 5~6회, 8년간 50회 가까이 공연을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2009년 1월 학전에서 공연이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대구에서 대규모로 김광석 추모콘서트를 열며 입소문이 크게 퍼졌다. 어떤 공연보다 퀄리티 있게 만들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고,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 평도 정말 좋았다. 그러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도 요청이 많이 왔고, 그렇게 매년 공연을 해왔다. 
동물원, 유리상자, 장필순, 박학기, 자전거 탄 풍경, 한동준, 여행스케치 등을 비롯해 박효신, 김연우, 성시경, 김태우, 김조한, 이적, 윤도현, 윤종신, 아이유, 슈퍼주니어 규현, 에프엑스 루나, 알리 등이 게스트로 참석해 놀라운 라인업을 완성하곤 했다. 그는 "김광석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할 때가 우리가 공연을 할 때부터였던 것 같다. 젊은 세대들도 김광석의 노래를 알게 되고, '슈퍼스타K'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김광석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김필, 박재정, 박시환 등 많은 가수들이 불렀다"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라인업이다. 밴드가 17인조이고, 음향, 조명, 영상 모두 최고의 수준을 만든다. 그러다 보니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든다. 이를 알기 때문에 가수들은 거마비만 받는다. 잘 알다시피 가수들 중에 12월에 공연 없는 가수가 어디 있나. 돈도 많이 벌 수 있다. 하지만 이 추모콘서트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누구 할 것 없이 먼저 하겠다고 달려와준다."
서울과 달리 지방 공연은 환경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쉼없이 8년을 달려왔다. 김민기와 박학기를 비롯해 김광석을 기억하는 이들이 이렇게 매년 한 마음을 모으는 이유는 김광석의 음악을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함이다. 또한 '김광석 재단'을 만들겠다는 뚜렷한 목표도 있다.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최소 5억원. 그간 십시일반으로 모아 올해 초 정산을 한 금액은 4억 1천만원이다. 올해까지 하면 4억 4천만원 정도 될 것 같다는 것이 박학기의 설명이다. 80명이나 되는 스태프들이 정말 많은 것을 양보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금액이다.  
물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인해서 갑자기 공연을 못하게 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광석의 노래가 오래 사랑받길 원하고 김광석의 한을 풀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박학기는 "힘들어도 10년까지는 죽어도 함께 하겠다는 마음이다. 광석이의 노래는 시대를 떠나 씹을수록 맛이 나는 음악이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에게도 한과 아쉬움이 정말 많다. 광석이의 죽음과 관련해서 받아들일 수 없는 물음표가 너무나 많다. 이걸 계속 생각하고 있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김광석의 음악으로 콘서트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최근 김광석의 죽음, 그의 딸 서연 양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김광석의 자작곡을 부르지 않는다거나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 씨와 저작권료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 박학기 역시 "우리도 이번 공연 큐시트를 짤 때 김광석 자작곡을 뺐었다. 하지만 김민기 선배님이 '너희 마음은 알고 나도 너희 마음 알고 속이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인간 사회의 조그마한 감정으로 김광석의 노래를 훼손하면 안 되며, 계속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셔서 큐시트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럴 때일수록 이 같은 논란을 덮어버릴 수 있도록 김광석의 노래를 더 부르고, 그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학기는 "광석이 공연을 보면 모두가 울먼서 돌아간다. 부모와 자식, 삼촌과 조카가 같이 와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바로 김광석 공연이다. 다들 '서른즈음에', '이등병의 편지'가 이렇게 좋은 지 몰랐다는 말을 하면서 나간다. 이렇게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은 많지 않다. 그래서 자부심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황정민도 함께 한다. 지난 제주 공연에도 함께한 바 있는 황정민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추모를 떠나서 음악계의 또 다른 아이콘, 축제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학기는 "이익을 떠나서 순수한 마음으로 공연을 하고, 김광석 재단을 만들려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불거진 분쟁이나 논란이 정말 답답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 위에 김광석의 노래가 있다. 우리는 공연에서 더 열심히 노래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2017 김광석 다시부르기'는 오는 4일 전주를 시작으로 12월 9일 광주로 이어진다. 또 내년에는 2월 3일 대구, 2월 10일 부산, 2월 24일 제주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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