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한 달' 이승엽, "진로 고민, 해설보다는 공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03 12: 10

"벌써 한 달이 됐습니까".
'국민타자' 이승엽(41)이 은퇴한 지 정확히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달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성대한 은퇴식을 갖고 유니폼을 벗은 이승엽은 정확히 한 달 만에 다시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17회 박찬호기 초등학교야구대회가 열리는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이승엽을 만날 수 있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초청을 받아 생애 처음으로 공주를 찾은 이승엽은 야구 꿈나무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환호를 받았다. 축사에서 이승엽은 "은퇴 이후 첫 자리로 어린 야구 후배들을 볼 수 있게 해준 박찬호 선배께 감사하다. 모두 박찬호 선배처럼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난 이승엽은 "(박)찬호형의 초청으로 왔다. 나도 재단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훌륭한 선배(박찬호)를 따라서 많은 공부가 될 것 같다. 어린이들을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여러모로 잘 온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이승엽은 야구 꿈나무들에 대해 "프로에선 1등만 존재하지만 아마추어는 1등이 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어릴 때 항상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그건 좋지 않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아마추어 지도자들도 성적에만 연연하지 말고 선수들을 어떻게 잘 키울 수 있을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승엽은 "은퇴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고, 좋아하는 골프도 치고, 아이들과 운동도 하며 바쁘게 보냈다"며 향후 진로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공부를 하러 갈지 아니면 한국에서 좀 쉬면서 직업을 찾아볼까 고민했다. 가족들, 소속사 정창용 대표와 상의하고 있다. 은퇴 후에도 주위에서 잘한 선택이란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더 신중하게 고심하고 있다. 시간이 필요다"고 털어놓았다.
시즌 중에는 은퇴 후 야구 해설가도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생각을 완전히 접었다. 그는 "아직 야구 해설을 할 정도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해설보다는 야구 공부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찬호형도 '공부를 하는 것이 좋지 않냐'는 조언을 해줬다"며 "다만 한국을 떠나면 1년은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 23년간 원정을 다니는 생활을 했는데 나 혼자가 아닌 가족들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해를 넘기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할지 결정을 할 생각이다. 이승엽은 "연 내에는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몇 개는 있다. 모든 일이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 고민해보겠다. 정창용 대표와 상의를 잘 하겠다. 어디에서든 다시 볼 날이 올 것이다"고 약속했다. /waw@osen.co.kr
[사진] 공주=박준형 기자 soul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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