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선’이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던져주고 떠났다. 하지원의 첫 의학드라마라고 해서 기대했던 게 잘못이었다는 반응이다.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은 지난 8월 방송을 시작했을 때 이 드라마를 훈훈한 의학드라마로 소개했다.
인프라가 부족한 섬에서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진심을 처방할 수 있는 진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세대 공감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라고 설명했지만 지난 2일 종영했을 때는 전혀 다른 드라마가 돼있었다.
시청자들이 우려했던 대로 역시나 ‘기승전 사랑’이었다. 거기다 종영 1회를 남겨두고 갑자기 송은재(하지원 분)가 암에 걸렸다니,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듯한 전개였다.
송은재가 암에 걸렸다는 설정은 곽현(강민혁 분)과의 해피엔딩을 위해서도, 송은재와 곽현이 ‘진짜’ 의사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가 아니었다. 왜 이 같은 설정을 넣었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불필요했다.
송은재가 암을 발견하고 완치되기까지 지난 2일 마지막 방송에서 모두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다리 통증을 느낀 송은재가 엑스레이를 찍고 조직검사를 하고 골육종이라고 “암세포 중에 지독한 놈”이라는 검사 결과를 들었다.
시청자들은 새드엔딩을 예상했다. 송은재의 암이 심각했고 마지막 40회에서는 치료가 된다고 해도 불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송은재는 곽현에게 영국에 공부하러 간다고 거짓말 하고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안 곽현이 송은재를 찾아가 힘을 주고 수술 받아 1년 후 완치해 등장했다. 그렇게 곽현과 송은재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전혀 ‘해피’하지 않은 엔딩이었다. 모든 것이 ‘갑자기’였다. 마지막 방송에서 송은재가 암에 걸린 걸 발견했고 완치했다. 그야말로 개연성 없는 전개가 펼쳐졌다. 네티즌들은 이 같은 전개에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골육종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것.
‘진짜’ 의사로 성장하는 걸 보여주겠다고 한 ‘병원선’은 결국 판타지 같은 스토리로 실망감만 남기고 떠났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병원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