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허덕이던 '병원선'이 결국 산으로 가고 말았다. 하지원도 살리지 못한, '의드의 추락'이다.
지난 2일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이 송은재(하지원 분)의 골육종 완치와 함께 해피엔딩으로 종영됐다. 종영을 앞두고 송은재가 골육종 판정을 받더니 1회만에 완치가 되는 '무리수 전개'였다.
'병원선'은 섬마을을 돌며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박을 주제로 한 메디컬 드라마로, 병원선이라는 공간이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황진이'로 호흡을 맞췄던 윤선주 작가와 하지원의 만남, 흥행 불패로 여겨지는 의학 드라마라는 점에서 '병원선'은 방송 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연 '병원선'은 식상한 전개 방식과 현실감 부족으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들어야 했다. 거제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각각의 인물들이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면서 성장해나간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그 전개 방식이 너무나 뻔해 매 순간 식상함을 느껴야 했다.
송은재의 투철한 직업정신을 부각시키기 위한 작위적인 장면도 연달아 등장해 아쉬움을 남겼다. 외과의사 뿐만 아니라 내과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등 분야가 전혀 다른 의사들이 모였기 때문에 분명 신선한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 예상됐지만, '병원선'은 그 기대를 무너뜨렸다. 결국 주인공들의 로맨스 드라마로 전락하고 말았다. 흔히 말하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가 되고 만 것.
여기에 논란까지 가중됐다. 간호사 복장은 물론 상대적으로 간호사를 의사보다 아래에 있는 직업군으로 보는 작가의 인식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곽현(강민혁 분)의 약혼자 등판 역시 '올드'하다는 혹평을 들어야했다. 분명 의사들의 이야기만으로도 풀어내야 할 것이 많을텐데, 로맨스가 더 주목을 받다 보니 의학 드라마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설상가상으로 종영을 앞두고 송은재가 갑자기 골육종에 걸리고 말았다. 그리고 단 1회만에 건강하게 완치가 됐다. 누가 봐도 현실성 제로다. 이 같은 막판 무리수 전개는 그래도 끝까지 드라마를 봐온 시청자들에게 큰 배신감을 안기는 처사였다. 결국 '병원선'은 하지원의 하드캐리만 아까웠던 드라마로 남게 됐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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