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과 배수지가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그간 두 사람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던 일련의 사건들의 원인은 따로 있고, 그래서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두 사람의 진솔한 고백은 황영희의 마음을 돌려세웠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정재찬(이종석 분)은 문태민(류태호 분) 사건의 피해자인 조교의 부검과 장기적출을 동시에 진행했다.
하지만 문태민의 변호를 맡은 이유범(이상엽 분)은 이를 오히려 역이용했다. 검사 측이 내세운 목격자인 5세 아이의 증거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과 함께 장기적출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문태민에게 죽음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
이를 들은 남홍주(배수지 분)는 조교의 아버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이 안된다고 소리쳤고, 정재찬 역시 사건의 과정에서 의사를 빼놓아도 어차피 피해자는 사망이 이르지만 피고인을 뺀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피고인이 없었다면 피해자는 사망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과 7명의 생명을 살려낸 피해자의 정의 또한 악용되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결국 재판부는 검사 측에 손을 들어줬다. 그리고 남홍주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인 윤문선(황영희 분)에게 "아빠는 탈영범 때문에 돌아가신 것"이라며 이제는 자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문선은 남홍주가 아버지의 죽음, 정채찬의 피습을 막지 못했다며 자책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정재찬을 만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정재찬과 남홍주가 만나 괴로웠던 과거를 떨쳐내는 모습을 본 윤문선은 마음을 바꿨다. 빨래방에서 만난 정재찬에게 "그냥 어머니라고 불러도 된다"고 한 것. 이에 정재찬은 호칭을 아주머니에서 어머니로 바꿨다.
또한 정재찬은 "정말 미안하다. 우리 홍주 예뻐해줘서 고맙다"라고 하는 윤문선에게 엉겹결에 "장모님"이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parkjy@osen.co.kr
[사진]'당신이 잠든 사이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