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 관망’ SK, 집토끼 정의윤은 어떨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03 13: 00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한발자국 뒤에서 바라볼 것이 확실시되는 SK지만 아예 한가하지는 않다. 팀 내부 FA인 정의윤(31)을 두고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잡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정의윤의 가치는 SK도 잘 알고 있는 가운데 변수는 타 구단의 움직임이다.
SK는 올해 FA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팀 내부적으로도 육성 기조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이상 외부 FA는 시선조차 주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한 선수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다. 유일한 집토끼인 외야수 정의윤이다.
정의윤은 팀의 4번 타자다. 올해 초반 타격 부진으로 한 달 정도 2군에 있긴 했지만 추락하지 않고 반등했다. 정의윤은 올해 112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15홈런, 45타점을 기록했다. 2016년 성적에 비하면 장타가 살짝 줄었으나 후반기 성적은 나름대로 좋았다. 52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 10홈런, 26타점을 수확했다. 이 정도면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고 볼 수 있다.

SK는 젊은 거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정의윤과 포지션이 유사한 한동민 김동엽의 경우는 팀의 전략적 핵심 자산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정의윤의 팀 내 비중이 크게 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한동민 김동엽 등 젊은 선수들에 대한 타 팀의 견제가 더 집요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기량이 검증된 정의윤은 SK가 쥐고 있는 훌륭한 카드다. 또 생각보다 외야 선수층도 그렇게 깊지 않은 SK다. 4번 검증에 있어서는 확실한 우위다.
정의윤은 지난 2년간 256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 42홈런, 14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0을 기록했다. 200경기 이상 나선 팀 내 선수 중 타율이 가장 높았고, OPS 또한 간판인 최정(1.042)에 이어 2위였다. 무엇보다 4번 타자 부재에 시달리던 SK의 막힌 혈을 뚫었다는 점은 기록 이상의 평가를 받는다. 구단 내부에서도 “꾸준히 출장하면 좋은 타격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에 FA 자격이 공시되면 곧바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SK도 계약 의사가 비교적 강해 “시장에 나가 제시액을 듣고 돌아오라” 식의 대우는 하지 않을 전망이다. 정의윤도 SK에서 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우선 원 소속구단인 SK와 먼저 협상을 할 것이 유력하다. 이에 SK는 타 팀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정의윤에 내놓을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다만 협상 체결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시장 상황 때문이다. 올해는 손아섭 민병헌에 유턴이 점쳐지는 김현수까지 좋은 외야수들이 많다. 전례를 봤을 때 기본적으로 이들이 먼저 빠져 나가야 정의윤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에도 대어급들이 먼저 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 선수들의 협상 시장이 열리는 패턴이었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은 선수가 SK의 제안만 듣고 사인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SK가 내놓을 조건이 ‘거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일 가능성은 없다. 협상이 매번 그렇듯 선수의 눈높이보다 낮을 게 일반적이다. 여기에 정의윤은 “상대적으로 금액이 낮으면서도 좋은 공격력을 보장할 수 있는 선수”라는 나름대로의 매력적인 포지션에 있다. 외야 보강을 노리는 타 팀의 옵션이 될 수 있다. SK도 정해놓은 기준선 이상으로 무리하게 따라가지는 않을 공산이 커 100% 잔류를 확신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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