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도 좋다고 생각한 시간이 있었다. 기대고 의지하는 걸 부끄럽게 여긴 날도 있었다. 이제 난 휘청일 때마다 그가 날 잡아주는 걸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여러 번 길을 잃을 것이다. 그때, 부디 옆을 보아주시길. 흔들리는 당신을 꿋꿋이 지탱해줄 그가 있을 것이니.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수 있다. 사랑의 힘을 믿고. 고작 사랑이지만 그래도 사랑이니까" 항암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친 하지원이 강민혁의 어깨에 기대면서 남긴 내레이션이다.
2일 마지막으로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에서 송은재(하지원)는 골육종 판정을 받았고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병원선을 떠나려고 했다. 곽현(강민혁)에게도 아픈 사실을 숨겼다.
송은재는 표고은(정경순)에게 "좋아하는 사람 있다. 내몸에 자라는 암이라는 녀석 독한놈이다. 폐로 번졌으면 죽을 수도 있고 죽지는 않더라도 불구가될 가능성이 높다. 그 사람한테 예쁘고 건강한 모습 아니면 옆에 있고 싶지 않다. 그 사람 앞에서 구질하게 앓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저까지 보탤 수 없다. 지금까지 그 사람 충분히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다.
송은재는 거제제일병원에 사표를 냈고 병원선 일도 정리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국으로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서울 병원에 입원한 송은재. 암은 폐로 전이돼 있었다. 송은재가 떠나고 한달만에 곽현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 병원으로 찾아갔지만 송은재는 "그만 가라고! 가달라는 말 안들려!"라고 소리쳤다.
곽현은 한가지만 부탁한다며 노트북을 열었다. 영상 안에는 송은재가 치료한 환자들의 응원 메시지가 가득 담겨 있었다. "보고 싶다, 꼭 돌아와라" "돌아와요 선생님 보고싶어요" 등등. 송은재는 이 영상을 보고 매몰차게 내치려고만 했던 곽현의 어깨에 기대 눈물을 흘렸다.
곽현은 "돌아가요. 돌아가서 같이 싸워요. 당신 위해서가 아니다. 당신이 없으면 내가 안 되겠다. 당신 옆에 내자리에요. 그러니까 나 여기서 밀어내지 말아요"라며 눈물로 부탁했다.
송은재는 마음을 돌이켰고 거제제일병원 김수권(정원중) 원장에게 수술을 받았다.
1년후, 병원선은 여전히 분주했다. 송은재가 완쾌되어 나타났다. 병원선에서의 진료도 계속 이어갔고 곽현과의 사랑도 해피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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