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선’의 끝없는 난항에도 불구, 하지원의 열연은 빛났다.
3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 마지막 회에서는 골육종에 걸린 송은재(하지원 분)가 병을 극복하고 곽현(강민혁 분)과의 사랑을 이루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송은재는 다리 통증 때문에 검사를 받았다. 그는 골육종 진단을 받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곽현에게는 이 사실을 숨기기로 했다. 곽현은 송은재가 힘들어하는 이유가 영국 연수 제안 때문으로 착각하고 “조력자가 되고 싶다. 기다릴 거다”라며 영국행을 추천했다. 송은재는 이에 주변엔 영국에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는 떠날 준비를 했다.
송은재는 “예쁘고 건강한 모습이 아니면 그 사람 옆에 있고 싶지 않다. 그 사람 앞에서 구질구질하게 앓고 싶지 않다”고 눈물을 흘렸다. 암은 폐로 전이됐고, 송은재는 항암 치료를 했다. 그가 떠난 후 한 달 만에 사실을 알게 된 곽현은 그를 찾아가 병원선 식구들의 응원 영상을 보여줬다. 곽현은 “당신 옆은 내 자리다. 나 여기서 밀어내지 말라”고 말하며 그의 곁에 남겠다고 말하며 그를 껴안았다.
송은재는 이후 수술을 받았고, 1년 후 건강해져 병원선으로 돌아왔다. 그는 “오늘부터 다시 병원선에서 근무하게 될 외과의사 송은재”라고 씩씩하게 말하며 의사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송은재가 병원선 식구들과도 재회하고, 곽현과의 사랑도 이루면서 ‘병원선’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병원선’은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장르인 메디컬 드라마에 ‘흥행보증수표’ 하지원이 주연으로 나서 기획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황진이’ ‘비밀의 문’ 등 다수의 사극으로 유명해진 윤선주 작가의 신작에다가, 강민혁, 이서원 등 신선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병원선’은 인프라가 부족한 곳의 환자들을 만나 교감하며 성장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기획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초반부터 송은재, 곽현, 김재걸(이서원 분)의 삼각 관계가 주요 스토리로 그려져 시청자들의 의문을 자아냈다. 마약 밀매 조직이 보스의 수술을 위해 병원선을 점거하며 첩보물을 연상케 하기도 했고, 병원 내 미적지근한 정치 싸움이 그려지기도 했으며, 마지막에는 뜬금없는 송은재의 암 투병기가 등장했다.
종잡을 수 없는 ‘병원선’의 스토리 전개에 시청자들은 난색을 표했다. 그럼에도 하지원의 열연은 빛났다. 매끄럽지 못한 스토리에도 하지원은 송은재라는 캐릭터의 당위성을 열연으로 부여했다. 베테랑 배우로서 강민혁, 이서원 등 젊은 배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하지원의 고군분투에도 결국 ‘병원선’은 호평은 받을 수 없었다. 시대착오적인 스토리가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시청률은 7~9%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받았지만, 그 뿐이었다. 거제도 로케이션까지 감행했던 배우들의 열연과 고생은 박수를 받을 만 했다./ yjh0304@osen.co.kr
[사진] ‘병원선’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