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포수' 김민식 가을캠프 자청 "타격 자신감 찾겠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02 14: 43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끈 '안방마님'이지만 만족은 없었다. '우승 포수' 김민식(28·KIA)이 자진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행 비행기에 오른다.
김민식의 올 시즌은 변화무쌍이었다. 시즌 개막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4월 7일. KIA와 SK는 4-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명기(외야수), 김민식(포수), 최정민, 노관현(이상 내야수)이 KIA로 건너오며 이성우와 이홍구(이상 포수), 윤정우, 노수광(이상 외야수)이 인천으로 향했다.
양 팀이 꼽은 '코어'는 노수광과 김민식. 김민식은 그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이적 직후 안방을 꿰찬 건 당연한 결과였다. 김민식은 KIA의 안방 공백을 단숨에 메웠다. 특히 어깨가 발군이었다. 이적 후 135경기서 74번의 도루시도 중 28번을 잡아냈다. 저지율은 37.8%. 리그 압도적 1위였다.

아울러, 포수로 931⅓이닝을 소화하며 강민호(롯데·1032⅔이닝), 김태군(NC·958⅓이닝)에 이어 이 부문 2위.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이었지만 여우같은 리드로 호평받았다.
KIA 전통적으로 '어깨 강한 포수' 기근을 겪던 팀이다. KIA 주전 포수가 도루 저지율 35%를 넘긴 건 최근 10년간 김민식이 최초다. 지난해 주전 포수였던 이홍구의 도루 저지율이 14.5%에 불과했던 것만 봐도 비약적 발전이었다. 그런 팀 사정 때문에 김민식의 가치는 더욱 뛰었다. KIA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데 김민식의 비중은 상당했다.
다만 한가지 아쉬움도 함께 노출했다. 바로 타격. 김민식은 올 시즌 137경기서 타율 2할2푼2리(352타수 78안타), 4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576. 합격점을 주기 힘든 성적이었다. 마스크를 썼을 때 든든했던 모습이 타석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기태 KIA 감독은 김민식의 '해결사 본능'을 칭찬했다. 김민식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3할4푼. 무려 1할2푼 가까이 높다. 김기태 감독도 김민식 타격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중요할 때 한 방을 쳐주는 선수다. 포수로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이는 데다 그런 해결사 능력이면 더할 나위 없다"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한국시리즈 5차전서 우승을 확정지은 KIA. 사흘 뒤인 2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소식을 전했다. 정회열 퓨처스팀 감독의 인솔 하에 총 37명이 3일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들 두 명도 포함됐다. 투수 임기준과 김민식이 주인공. 임기준은 한국시리즈 등판하지 않은 데다 올 시즌 15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러나 시즌 내내 체력 소모가 컸던 김민식은 다르다. 다소 의아했던 명단이었다.
김민식은 OSEN과 통화에서 "캠프 참여는 내가 자청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자청한 건 타격에 대한 갈망이었다. 그는 "피곤함보다 부족함이 더 컸다. 그 중에서도 타격이었다. 나 스스로가 타석에서 자신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마무리캠프의 초점은 타격과 자신감 향상에 맞춰져있는 것.
"한국시리즈 종료 이후 내내 잠만 잤다"라고 너스레를 떤 김민식. 그는 한국시리즈 5차전 종료 후 피로감이 몰아쳤는데도 안주하지 않았다. 자신감 향상 위해 마무리캠프행을 자청한 것. 다만 3일 출국하는 선수단보다는 조금 늦게 일본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타격에서는 아쉽지만 분명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 갑자기 팀을 옮기며 달라진 환경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김민식은 "개인 성적은 아쉽지만 팀이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나도 주전 포수로 그 부분에 보탬이 됐다. 언제 이런 경험을 또 해볼지 모르겠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내년에도 이런 식이면 안될 것 같았다. 변화를 주고 싶었다"라는 김민식이다. 마무리캠프에서 강한 타격을 하는 포수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의지였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 보기 드물었던 어깨 강한 포수 김민식. 그가 타격 툴마저 장착한다면 내년 KIA의 전력은 그 무서움이 배가될 것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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