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차범근이 진단한 한국 축구... 히딩크 아닌 시스템 구축-지도자 육성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1.02 11: 16

'전설' 차범근은 한국 축구에게 필요한 것은 '영웅'보다는 체계적인 선진 시스템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선진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어린 선수를 육성하고 지도자를 키워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2일 오전 10시 용산 하얏트호텔서 ‘분데스리가 레전드 투어 IN 코리아’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분데스리가 레전드 홍보대사인 한국 축구의 영웅 차범근 전 감독이 한국 축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차 전 감독은 "많은 분들 앞에서 축구선수 차범근이라는 이름을 부르기가 민망하다. 이렇게 많이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너나 할 것 없이 한국 축구를 안타까워하는 현실 앞에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란 말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 전 감독은 "독일 축구 협회(DFA)는 레전드 앰베서더를 통해 분데스리가를 알리고 홍보하기 위할 뿐만 아니라 세계 축구의 리더로서 독일의 경험을 전 세계에 전하고 싶어한다"라고 하며 "한국 축구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분데스리가의 교류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이번 앰버서더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한국 축구는 최근 대표팀 뿐만 아니라 K리그 역시 위기에 빠져있다.
차 전 감독은 한국 축구 위기 탈출의 롤모델로 독일 축구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 축구는 미증유의 위기다. 어린이들은 축구를 하지 않고, 팬들의 관심을 날로 줄어들고 있다"라고 하며 "예전에 독일 축구 역시 2000년 대 초반 유럽무대 부진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산 적이 있다. 당시 성적에 가려졌지만 유럽 무대의 시스템의 부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독일 축구는 전면적인 개혁을 통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울 우승하며 전차군단의 부활을 알렸다. 독일 축구는 대표팀 뿐만 아니라 분데스리가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차 전 감독은 "분데스리가 팀들은 스타 영입에 치중하기 보다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스타를 키운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고 설명했다.라고 하며
분데스리가 홍보담당 모리스 조지도 “DFA가 한국 축구의 스승 노릇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실패담을 공유해 도움이 되고 싶은 것이다"고 차범근 감독을 거들었다. 그는 "2000년 당시 독일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30살이었고, 분데스리가 선수 대부분이 외국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 축구는 전면 개혁을 통해 월드컵 우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전 수원 삼성 감독 시절 FC 서울과 슈퍼매치를 하던 시절이면 경기장에 빈 곳이 없었다. 그때는 한국 축구가 발전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2002년의 꿈은 한국 축구 팬들을 설레게 하지만 이제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고 한국 축구에 냉철한 조언을 날렸다.
차 전 감독은 한국 지도자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축구협회와 축구인들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요기(요하임 뢰브) 감독 처럼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 한국 축구에도 축구를 좋아하고 공부하고 싶어하는 지도자가 많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세계 축구를 공부하게 해서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의 위기와 아울러져 거스 히딩크 감독 논란이 이어졌다. 히딩크게이트는 한국 축구협회(KFA)를 넘어 한국 축구 자체를 뒤흔들었다. 차 전 감독은 "계속 거스 히딩크 감독이나 해외 지도자에게만 모든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시스템을 통해 한국 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독일 축구의 예를 들며 해외 지도자를 통한 단기적인 해결보다는 장기적인 한국 축구만의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모리스 조지는 "분데슬리가는 유스 아카데미의 강화를 통해 어린 선수들을 키워가고 있다. 그런 노하우를 한국 축구에 전달하고 싶다"라고 하며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유소년 정책 개선을 위해 무려 1억 유로(약 1297억 원)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 전 감독이 말씀하신 것처럼 지도자 육성도 중요하다. 호펜하임의 율리안 니겔스만 감독처럼 한국 축구도 젊은 감독이 좋은 모습을 보여아 한다"고 강조했다.
차 전 감독 역시 "KFA도 지도자 과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독일에 비하면 어설프다. 축구를 잘하지 않아도 축구 감독으로는 다르다. 한국 축구에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유소년 지도자들이 수준 높은 리그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부연했다. /mcadoo@osen.co.kr
[사진] 용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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