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의 타이거스토리] 'V11' 이끈 김기태 '동행야구' 어떻게 탄생했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1.01 09: 00

2017 한국시리즈는 KIA의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3주간의 재충전 시간은 커다란 힘이 되었다. 에이스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최초의 1-0 완봉승, 선발투수의 호투, 불펜투수진의 반전 활약, 나지완의 어게인 2009 대타투런포, 이범호의 만루포, 양현종의 빅세이브를 앞세워 1패후 4연승을 거두었다. 열세라는 전망을 뒤집고 한국시리즈 불패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었다.  
KIA 우승은 한 명이 잘해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에이스 양현종의 역대급 활약, 4번타자 최형우의 가세,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1번타자 이명기 포수 김민식 소방수 김세현의 트레이드와 헥터 팻딘 버나디나 등 외국인 선수들의 맹활약, 김선빈과 안치홍의 복귀, 김주찬 이범호 나지완 베테랑들의 활약, 임기영 김윤동의 등장, 서동욱 최원준 고장혁 한승택 등 백업들의 헌신 등 모두가 우승의 주역이었다. 구단의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 정회열 2군 감독이 이끄는 2군도 우승의 동력을 제공했다. 
또 하나는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KIA 주축 선수들은 이질적인 집단이다. 한국시리즈 주전 라인업에서 KIA에 신인으로 입단한 선수들은 나지완, 김선빈, 안치홍 뿐이다. 나머지는 FA 혹은 트레이드를 통해 수혈했다. 이들을 하나로 묶은 것은 바로 김기태 야구를 대변하는 동행정신이었다. 

김 감독은 2015년 11월 KIA 사령탑으로 부임하자 '내가 아닌 우리'를 강조했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베테랑들을 대우해주고 그들이 팀을 이끌도록 했다. 미디어에서 선수들의 장점을 이야기하지만 단점을 말하지 않는다. 선수들의 마음을 먼저 읽고 배려하는 감독이다. 선수들은 감독의 마음에 고마움을 갖고 훈련이나 플레이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부임 3년 만에 팀의 체질을 완전히 바꾼 이유였다.  
선수 뿐만이 아니다. 코치들에게도 전권을 주어 선수들을 이끌도록했다. 기자들이 특정 선수의 평가를 요청하면 자신이 아닌 담당코치들에게 문의하도록 했다. 경기를 마치면 홍보팀 등 구단 직원들과도 일일히 하이파이브를 하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팬들과 취재진에게도 항상 예의를 갖고 대한다. 스태프, 선수들, 구단 프런트까지 함께 하자는 김기태식 동행의 정신이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냈다.  
'동행야구'라는 브랜드가 생긴 것은 프런트의 작품이었다. 2015시즌 1년 동안 김 감독의 리더십을 지켜본 구단 프런트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 감독은 LG 시절 '형님 리더십'이라는 닉네임을 얻었지만 모든 것을 아우르는 캐치프레이즈는 아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수비와 주루 훈련을 펼칠때 훈련장의 직원까지 포함해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선수들을 응원하는 장면을 보고 '동행야구'를 착안했다.
김 감독은 동행야구라는 말을 듣고 무릎을 쳤다. 마음에 쏙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김 감독은 당시 OSEN에게서 '2016 새해 감독 슬로건' 요청을 받자 즉석에서 한자로 '동행(同行)'이라는 단어를 썼다. 2년이 지난 그의 '동행야구'는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 OSEN KIA 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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