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 백업' 두산, 전망 밝은 2018 대권 탈환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1.01 09: 00

2년 만에 받아든 쓰디쓴 좌절. 그러나 내년의 도약 발판은 충분하다.
두산은 지난 30일 KIA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패배하며 1승 4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됐다. 지난 2년 간 올라있던 왕좌에서 내려오게된 순간. 
두산은 지난해 93승 1무 50패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한 두산은 NC와의 한국시리즈를 4승 무패로 마치며 21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해의 활약에 많은 사람들이 올 시즌도 두산의 우승을 예상했다.

두산은 예기치 못한 여러 변수에 골머리를 앓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8명을 보내면서 캠프에 다소 차질이 생겼고, 루틴이 깨진 몇몇 선수들은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데 애를 먹었다. 동시에 곳곳에 주전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하면서 두산은 시즌내내 100% 전력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다.
시련의 시간은 두산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화수분 야구'라는 명성답게 곳곳에서 백업 선수의 성장이 이뤄졌다.
WBC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뒤 밸런스가 깨져 시즌 내내 부상으로 고생한 유격수 김재호의 자리는 류지혁이 대신했다. 류지혁은 올 시즌 타율은 2할5푼9리에 그쳤지만, 안정적이고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면서 주전 유격수 못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아울러 포스트시즌 대부분 경기에 김재호가 나서지 못하면서 류지혁은 선발로 나서게 됐고, 큰 경기 경험까지 쌓게 됐다. 비록 첫 두 경기에서는 실수가 나왔지만, 이내 안정을 찾았고, 한층 성장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됐다.
동시에 대부분의 팀이 고민하고 있는 포수 자리에서도 걱정을 덜게 됐다. 지난 6월 양의지가 경기 도중 사구로 손가락 골절을 당하자 두산의 안방은 박세혁이 지키게 됐다. 2016년에도 양의지의 부상으로 약 한 달간 주전 포수로 나섰던 박세혁은 한층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양의지의 공백을 막는 데 성공했다. 또한 타격에서도 타율 2할8푼4리 4홈런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양의지에 이은 공·수 모두 가능한 대형 포수로서의 성장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이 밖에 박건우와 민병헌의 부상으로 선발 출장하게된 정진호는 사이클링히트를 날리는 등 눈도장을 찍었고, '2년 차' 외야수 조수행과 내야수 서예일도 대주자, 대수비로 나서며 한층 성장했다.
투수진에서도 의미있는 발견이 있었다. 그동안 두산의 '화수분'은 야수에 한정됐다는 평가가 이뤄졌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빠지면서 김명신, 박치국 등 신인 선수가 기회를 받았고, 이들은 1군에서 자신의 공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동시에 지난해 두산에 입단해 1년을 재활로 보내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이영하도 150km/h의 빠른 공을 앞세워 배짱있는 투구를 펼치며 '대형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들 역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합류하면서 큰 경기의 분위기를 직접 느끼기도 했다.
비록 정상의 자리는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한층 성장한 백업의 성장에 두산의 2017년은 '그래도 잘보냈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충분하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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