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3년, 큰 자산" 한용덕호 한화도 화수분 야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01 06: 00

"두산 야구를 제대로 배워보겠다". 
새롭게 한화 지휘봉을 잡은 한용덕(52) 감독은 지난 2014년 말 정든 한화를 떠나 두산 코치로 옮겼다. 선수·코치·감독대행·단장특보 한화에만 28년간 몸담았지만 독수리 둥지를 벗어나 도전에 나섰다. 그때 한용덕 감독은 "두산 야구가 매력적이다. 직접 안에 들어가 그 실체를 제대로 한 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3년의 시간이 흘러 감독으로 한화에 돌아온 한 감독에게 두산은 잊을 수 없는 팀이다. 두산 2군 총괄코치로 시작한 한 감독은 2015년 6월 1군 투수코치로 보직 이동한 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다. 2016년에는 수석 겸 투수코치를 맡아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도왔다. 

올 시즌에도 같은 보직을 맡아 김태형 감독을 보좌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한 관계자는 "한용덕 코치가 두산에서 확실히 능력을 인정받았다. 투수 지도, 운용에 있어 거의 대체 불가 수준이었다. 두산도 한 코치의 공백이 걱정될 것이다"고 했다. 
한 감독은 "두산에서 3년간 여러 가지로 보고 배웠다. 3년 전에도 (한화) 감독 후보였지만, 그때 감독이 됐다면 시행착오를 많이 겪지 않았을까 싶다. 감독을 시작하는 지금 시점에서 두산에서의 3년은 정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두산에는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두산 관계자들도 감독으로 영전한 한 감독에게 축하인사를 하면서도 "우리 것 너무 많이 빼가지 마세요"라는 농담을 했다고. 3년간 1~2군을 모두 경험하며 두산의 화수분 야구 시스템을 지켜봤다. 두산의 성공을 벤치마킹해서 한화에도 화수분 야구를 이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 감독은 "한화에도 분명 좋은 선수들이 많다. 다만 기량 좋은 베테랑, 젊은 신진급 선수들의 차이가 크다. 그 차이를 어떻게 빨리 줄이느냐가 관건이다"며 "최근 이글스는 FA 선수들을 너무 많이 영입하다 보니 기존에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빠져나갔다"고 지적했다. 두산은 외부 FA 영입이 역대를 통틀어 2012년 홍성흔, 2014년 장원준 둘뿐이었다. 전통적으로 내부 자원을 키워서 썼다. 
한 감독은 "구단도 최근 서산야구장도 증설하며 육성 강화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서산에서 만들어진 좋은 선수들에게 1군 경험을 쌓게 해서 빠른 시일 안에 정상을 노려볼 수 있는 팀으로 만드는 게 욕심"이라며 " 지금 한화가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문제를 잘 풀어보겠다"고 다짐했다. 
2012년, 2014년 시즌 후 두 번이나 감독 후보에 올랐지만 고배를 마셨던 한 감독은 돌고 돌아 친정팀에서 감독 꿈을 이뤘다. 그 과정에서 두산이란 강팀에서 3년을 함께한 것은 큰 무기가 될 것이다. 한 감독은 "서울에서 대전으로 운전을 하는데 정말 집에 돌아오는 느낌이 든다.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졌다. 한화 팬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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