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4연패로 부진에 빠졌던 ‘코리안 불도저’ 남의철(36, 사내남 격투기)이 노력 끝에 승리를 거뒀다.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XIAOMI ROAD FC 043에서 남의철이 ‘체조 파이터’ 정두제를 제압하고, 오랜만에 케이지에서 웃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남의철은 팬들 사이에서 ‘은퇴’라는 단어가 언급될 정도로 부진에 빠져있었다. 4경기에서 모두 패했고, 최근 2경기에서는 모두 KO되었다. 남의철이 KO패를 당한 것은 커리어를 통틀어 최근 2경기가 처음이다.
남의철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부담감이 남의철을 억눌렀다. 그때마다 남의철은 겸손했다. 말을 아끼고 경기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훈련을 거듭했다. 경기를 하루 앞둔 계체량에서도 짧게 경기 소감을 말하고, 곧바로 경기 준비에 나섰다.
경기 결과는 남의철의 1라운드 승리였다. 파운딩으로 정두제의 안면에 데미지를 줬고, 심판은 남의철의 손을 들어줬다. 남의철은 포효했다. 그동안 쌓였던 모든 것이 폭발하는 느낌이었다. 연패에 탈출해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냈다.
남의철은 이번 승리에 대해 “1라운드에 파운딩으로 끝냈다는 건 내 특기고, 좋아하는 포지션에서 나온 승리라서 만족한다. 하지만 레슬링 싸움에서 내 생각대로 안 돼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승리에 대한 기쁨보다는 아쉬운 점을 더 비중 있게 말했다.
인터뷰하는 내내 남의철의 얼굴은 진지했다.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겪은 것이 얼굴에 드러났다.
남의철은 “(지난 경기는) 격투기 선수로서 삶 중에 가장 힘든 시합이었다. 아무것도 못 보여주고, 많은 팬들과 응원해주신 분들을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말도 많이 아끼고, 더 겸손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최선을 다하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승리를 거둔 남의철은 연패에서 탈출해 부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만족스러운 경기력은 아닐지라도 승리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다.
남의철은 “승리에 목말라있었다. 선수로서 할 수 있는 건 매 시합마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거다. ROAD FC 100만불 토너먼트에 세계 강자들이 굉장히 많이 모였는데, 강자들 사이에서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