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대세 서장훈이 진화 중이다. 투덜거리는 거요미에서 지식 탐구 거인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서장훈은 인문학 예능 채널A ‘거인의 어깨’ 메인 MC를 맡으며 성공적인 캐릭터 진화를 선보였다. 서장훈이 만들어낸 또 다른 서장훈의 매력을 탐구해본다.
◆ 놀림 받으면 투덜거리는 거요미
예능인 서장훈이 주는 웃음 포인트는 정색과 투덜거림이다. 그는 공격적으로 밀고 나가지 않는다. 대신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예능인들의 먹잇감이 돼 준다. 예능인들이 놀려대면 서장훈은 정색하고 투덜댄다. 그러다가 이내 체념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준다.
SBS ‘동상이몽’에서 서장훈은 김구라와 호흡을 맞추며 캐릭터 시너지를 낸다. 그는 로맨틱한 커플의 이야기도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으로 본다. 언뜻 김구라와 비슷해 보이면서 또 다른 느낌의 독설가다. 그의 투덜거림 속에는 진심과 안타까움이 묻어있다.
◆ 나서서 물어보는 지식 탐구 거인
서장훈이 또 하나의 서장훈을 발굴해냈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채널A 인문학 예능 ‘거인의 어깨’에서 서장훈은 메인 MC로 ‘탐구 거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장훈은 ‘지식 거인’으로 불리는 강연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한다. 그동안 리바운드 위주의 플레이였다면 슈팅력이 강화됐다. 전문가들에게서 지식을 얻어내는 강연 프로그램의 MC에 최적화된 모습이다.
토론에도 적극적이다. ‘당신이 SNS에 음식 사진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조승연 작가는 ”삶이 각박해졌기 때문에 쿡방을 즐겨보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서장훈은 반대로 “한국인이 예전에 비해 쿡방, 먹방 등을 재밌게 지켜볼 정도의 여유가 생긴 게 아닌가 싶다"라고 피력했다.
강연 도중 시청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당부도 한다. 서민 교수가 “기생충 다이어트를 원해서 기생충 알을 달라는 사람이 있다”라고 하자 그는 “이걸 보시고 기생충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시는 분은 제발 없길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주요 예능 프로그램 MC를 꿰차며 예능 대세임을 입증한 서장훈. ‘거인’이라는 단어는 싫어한다더니 스스로 ‘거인’들의 프로그램 메인 MC로 안착했다. 프로그램마다 시청자를 대리해 자신의 역할을 파악하는 능력으로 또 다른 서장훈의 매력을 만들어냈다. 앞으로도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거인의 어깨’는 한 가지 주제를 각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선으로 풀어보는 릴레이 강연 쇼이다. 매회 트렌드를 반영한 키워드를 주제로 선정하고 철학, 미학, 세계문화, 정치학, 뇌과학, 기생충학 등 장르를 넘나드는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주제를 해석해 강연 릴레이를 펼친다.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방송.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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