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만루포의 비밀 “어떤 공인지도 모르고 쳤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31 09: 00

이범호(36·KIA)가 터트린 만루홈런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었다.
KIA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KIA는 통산 11번째 우승에 성공, 한국시리즈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3회였다. 2사 만루서 등장한 이범호는 니퍼트를 상대로 5-0으로 달아나는 만루홈런을 터트려 KIA에 승리를 안겼다. 이범호는 초구에 129km짜리 슬라이더가 우측 높게 들어오자 여지없이 방망이를 돌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만루포의 사나이’라는 별명다운 극적인 홈런이었다.

경기 후 이범호는 “금메달은 하나 있지만, 우승은 없었다. 우승하면 어떤 기분인지 밖에서 느껴보고 싶었다. 선수생활 처음이다. 너무 오래 걸렸다. 이런 시간이 안 올 줄 알았다. 멤버가 좋을 때 우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 너무 짜릿하다”면서 싱글벙글 웃었다.
9회말 양현종이 등판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을 때 KIA 덕아웃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이범호는 “막 점프해서 뛰쳐나갔다. 햄스트링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뛰어다녔다”면서 껄껄 웃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만루포는 어떻게 때렸을까. 이범호는 “안 노리고 쳤다. 사실 어떤 공인지도 모르고 타이밍만 보고 쳤다. 내가 친 것을 다시 보고 싶다. 느낌은 ‘넘어간다’고 왔다. 혹시나 바람이 불어 넘어가지 않을까봐 ‘제발 넘어가라’고 빌었다”고 고백했다. 니퍼트가 들으면 더욱 속이 상할만한 뒷이야기였다.
프로 첫 우승을 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범호는 특히 주장 김주찬에게 애틋함을 보였다. 이범호는 “주찬이가 고생을 많이 했다. 사우나에서 서로 힘내자고 했다. 혼자하는 것보다 의지가 됐다. 친구가 그래서 좋다”며 김주찬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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