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영웅’ 양현종, 꿈의 MVP 더블 보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31 06: 10

KIA의 한국시리즈 제패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양현종(29·KIA)이 전무후무한 대업에 도전한다.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동시 석권이 그것이다.
양현종은 30일 끝난 2017년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과반이 넘는 득표를 얻었다. 자격은 충분했다. 2차전에서 9이닝 11탈삼진 완봉승을 따냈고, 5차전에서는 7-6으로 앞선 9회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리드를 지키고 세이브를 거뒀다. 양현종의 세이브가 확정되는 순간이 곧 KIA의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KIA는 1차전에서 3-5로 지며 불안하게 시리즈를 시작했다. 실전 공백이 있는 타선은 2차전에서도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양현종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고, 끝내 1-0으로 이기고 한국시리즈의 긴장을 풀어낼 수 있었다. 양현종의 역투가 KIA의 혼을 깨운 셈이다.

5차전도 극적이었다. 당초 양현종은 6차전 선발로 내정되어 있었다. 팀이 6회까지 7-0으로 앞서 더 이상의 등판 없이 그대로 시리즈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7회 6점을 내주며 쫓기자 KIA 벤치는 9회 양현종 등판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양현종은 동료의 실책이 나오는 와중에서도 1점 리드를 지키고 MVP에 직행했다.
공교롭게도 한 시즌에 한국시리즈 MVP와 정규시즌 MVP를 동시에 받은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1984년에는 정규시즌 MVP 최동원(롯데)이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거두는 혼신의 투구를 펼쳤으나 한국시리즈 MVP는 유두열에게 돌아갔다.
정규시즌 MVP와 한국시리즈 MVP가 같은 팀에서 나오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해태 왕조 당시에도 정규시즌 MVP와 한국시리즈 MVP는 이름이 달랐다. 1986년은 선동렬-김정수, 1988년은 김성한-문희수, 1989년은 선동열-박철우였다. 5번이나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이승엽도 엇박자가 났다.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MVP는 더스틴 니퍼트(두산)였지만, 한국시리즈 MVP는 공·수에서 모두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던 양의지(두산)였다.
한국시리즈 MVP를 획득해 절반의 요건은 채운 가운데, MVP 더블의 가능성은 꽤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규시즌 MVP 투표는 이미 끝났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기 전 완료됐다. 한국시리즈 결과가 투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전혀 없다. 하지만 양현종과 최정(SK)의 2파전이라는 것이 투표인단의 전체적인 평가다. 양현종은 정규시즌 성적도 좋았다.
다만 양현종은 어찌됐건 20승이라는 상징적인 고지를 밟았고, 경쟁자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성적일 때 참고가 될 수 있는 팀 성적도 좋았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최정이 ‘50홈런’이라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고지를 밟지 못한 점도 양현종으로서는 다행이다.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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