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완벽한 키다리 아저씨 김재욱은 왜 집착남이 됐을까.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극본 하명희, 연출 남건)에서 완벽한 배려와 자상함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단 박정우(김재욱 분)는 달라졌다. 사랑을 잃고 우정과 믿음까지 스스로 잃고 있는 모습이다. 박정우 캐릭터가 매력적인 설정으로 워낙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남자주인공보다 높은 인기를 끌었던 터라 한 순간에 집착남이 된 박정우는 참 낯설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사랑의 온도' 23, 24회에서는 박정우가 이현수(서현진 분)를 향한 고백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정우는 현수가 거듭 온정선(양세종 분)과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며 거절함에도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현수와 정선 사이를 흔들겠다면서 정선을 자극했고, 결국 사랑에 이어 우정까지 잃은 모습이다.
정우는 정선이 없는 5년 동안 현수의 곁을 지켰다. 현수가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일적으로도 힘을 주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5년 만에 프러포즈를 결심하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두 사람 현수와 정선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에 충격 받았다. 결국 그는 근사한 키다리 아저씨에서 집착남이 돼 버렸다.
물론 오랜 시간 마음을 준 여인이 자신이 가장 아끼는 동생인 정선과 연인이 됐을 때의 정우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가장 아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면서까지 자신의 마음을 강요하는 모습은 시청자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 이전까지 정우의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던 시청자들도, 자신의 마음을 강요하며 현수와 정선을 흔드는 정우의 돌변한 모습엔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사랑의 온도' 속 박정우는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특유의 배려심 있고 자상하고, 또 일에 있어서도 완벽한 캐릭터였고, 김재욱이 인상적인 연기로 매력을 더하고 있었다. 현수에 대한 마음 때문에 집착남이 돼버린 박정우. 현수가 그의 마음을 거절하는 것보다 정우가 한 순간에 여느 드라마에도 등장할법한 매력 없는 캐릭터가 된 것이 더 안타까운 일이다. /seon@osen.co.kr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