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준비된 감독' 한용덕 선임 과정 험난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0.31 10: 09

한화가 31일 신임 감독으로 한용덕(52) 두산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일찌감치 한용덕 내정설이 나돌았고, 결과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5월23일 올 시즌까지 계약돼 있던 김성근 감독이 중도 퇴진한 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차기 감독 하마평이 나돌았지만 6월13일 한화는 이상군 감독대행에게 남은 시즌을 맡기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즌 도중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보다 시즌 후 넓은 후보군 아래 감독을 찾기로 했다. 
넓은 후보군에서 유력 선택지는 한용덕 두산 수석코치였다. 사실상 단일 후보였다. 한화에서 선수·코치·감독대행으로 28년을 몸담은 한용덕 코치는 구단에서 이미 차기 감독 후보로 점찍은 인물. 다만 두산에서 1군 수석 겸 투수코치를 맡고 있어 시즌 중 영입은 불가능했다. 시즌을 마친 뒤에도 두산의 가을야구 종료를 기다려야 했다. 

한화는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최종 순위 8위에 그쳤다. 무난하게 팀을 운용하며 추스른 이상군 감독대행이지만 성적에 발목 잡혀 정식 감독 승격 가능성은 사라졌다. 지난 3일 대전 NC전을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이 마무리됐지만 한화의 감독 선임 발표는 없었다. 내달 1일 시작되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맞춰 신임 감독을 발표하겠다는 의례적인 반응만 내놓았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면서 한화의 기다림은 더 길어졌다. 감독 공백 기간이 장기화되자 여러 소문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미 '한화 새 감독 한용덕 내정'이 설을 넘어 사실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두산의 가을잔치에 훼방을 놓고 싶지 않았던 한화도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다. 
그 사이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알 수 없었지만 한화는 당초의 계획대로 한용덕 카드를 끝까지 밀어붙였다. 전통적으로 모그룹의 입김이 센 한화였지만 이번에는 구단 주도로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했다. 김응룡·김성근 감독 선임 때도 차기 감독 후보로 추천한 한용덕 카드가 이번엔 그룹의 재가를 받았다. 
한용덕 감독은 지난 1987년 빙그레에 배팅볼 투수로 첫 인연을 맺었고, 2014년까지 28년간 이글스에서 한우물을 팠다. 특히 2006년부터 지도자가 된 뒤 1군과 2군 그리고 재활군까지 안 맡아본 보직이 없었다. 감독대행 이후 단장 특별보좌로 프런트도 경험했다. 한화 구단, 선수단 모두에게 신망이 두텁다. 
두 번이나 감독 후보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셨던 한용덕 감독은 결국 한화 울타리를 벗어나 두산으로 떠났다. 최근 3년 동안 두산의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로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외부에서도 눈에 띄는 실적을 내며 주가가 상승했고, 친정팀에 감독으로 복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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