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V11] 우승의 시작과 끝…MVP 양현종, "꿈을 꾼 것 같은 시즌"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0.30 23: 47

“꿈을 꾼 것 같다.”
양현종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KBO리그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초로 1-0 완봉승을 거둔 양현종은 팀의 우승을 장식하기 위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7-6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안고 있던 9회말 등판한 양현종은, 첫 타자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오재일을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조수행의 기습번트가 실책으로 이어지면서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허경민을 고의 4구로 거른 뒤 박세혁과 김재호를 모두 범타로 막으면서 우승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양현종은 2경기 1승 1세이브 10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기자단 투표 74표 중 48표를 받으며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양현종은 “하늘의 기운이 따라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양현종과의 일문일답. / bellstop@osen.co.kr 
-소감을 전하면.
▲ 6차전까지 갔으면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추격을 당해서 분위기가 넘어갔는데, 분위기를 잠재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따라 컨디션도 좋았다. 하늘의 기운이 따라준 것 같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세이브 모두 상상했던 장면이었을 것 같은데.
▲꿈을 꾸는 시즌인 것 같다. 20승도 하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하고, 승리, 세이브도 하고, 모든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믿기지도 않지만, 상황에서는 내 스스로 집중을 많이 했다. 무조건 잘하려고 했고, 막으려고 했다.
-통산 첫 세이브다. 조언을 얻은 것이 있다면.
▲8회초 시작했을 때 일단 스파이크만 신으라고 하셨다. 경기가 타이트해서 6차전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안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9회초 시작했을 때 몸을 풀라고 했다. 위기 때와 9회 시작 중 선택하려고 해서 처음부터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나갔다. 의외로 몸 풀 때보다 마운드에서 긴장이 안됐다. 타자가 재환이고, 오재일 선수가 잘 쳐서 집중을 했다. 하나하나 전력으로 던졌던 것 같다.
-역전 주자가 나갔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 내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투구수도 늘어났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산 타자들이 컨디션을 잡아가서 내일까지 가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직구를 믿은 것 같다.
- 2차전과 오늘 9회 중 어느때가 더 긴장됐나.
▲ 오늘이다. 2차전은 내가 시작해서 내가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중간에 나갔는데, 선수들이 쌓아 놓은 점수를 지키는 입장이라서 더 긴장된 것 같다.
-8년 전 우승과 오늘의 우승 느낌이 다를 것 같다.
▲8년 전보다 지금이 눈물이 덜 났다. 8년 전에는 긴박한 순간에서 지완이 형이 홈런을 쳐서 눈물이 났다. 오늘은 안도의 눈물인 것 같다. 올해 잘 마무리 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개인적으로 더 울컥한 것은 2009년 우승이었던 것 같다.
-김주형과 이야기는 나눴나.
▲주형이 형이 광주에서 못 살 뻔했다고 이야기하더라.(웃음) 주형이 형도 잘하려고 했고, 시즌 내내 고생을 많이 했었다. 내가 잘 막아서 그나마 광주에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위기 상황에서 김민식 포수와 이야기하던데.
▲큰 이야기는 안했다. 내 직구만 믿으라고 했던 것 같다. 그 상황에서는 변화구보다는 직구로 승부를 하려고 했다.
-올 시즌 계약이 끝난다. 계획이 있다면.
▲아직 잘 모르겠다. 우승했기 때문에 구단에서 좋게 신경써주지 않을까 싶다. 다른 팀보다 KIA라는 팀을 생각하고 있다. 구단에서 잘 대우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가족들과 의논해봐야겠다. 집밥도 먹고 싶고 와이프, 아이들 모두 보고 싶다.
-해태 때부터 11번 올라서 한국시리즈 모두 우승을 했다. 특별히 KIA만의 저력이 있다면.
▲선수들이 그 부분에 대해 자부심도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다. 또 하늘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2차전에서 실투도 많았는데, 운도 많이 따라줬다. 하늘에서 많이 도와준 것 같다. 다음에도 선배들이 이어준 전통은 끊기지 않을 것 같다.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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