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절대위기를 양현종(29)이 넘겼다.
KIA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을 7-6으로 눌렀다. 1패 후 내리 4연승을 달린 KIA는 통산 11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KIA는 지난 2009년 우승 후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초반에 다 잡았던 경기였다. KIA는 3회 이범호의 만루포가 터지면서 5-0으로 앞섰다. 6회도 적시타가 터져 두 점을 더 달아났다. 7-0으로 승부는 KIA로 기운 것으로 보였다.
KIA의 우승샴페인이 너무 일찍 터졌다. KIA 선발 헥터는 7회 난타를 당하기 시작했다. 양의지와 정진호가 연속 안타를 때리더니 민병헌이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오재원의 추가타가 나올 때만 하도 '그냥 2점이겠거니...KIA가 이기겠지'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사태는 심각했다. 헥터는 박건우의 몸을 맞추며 와르르 무너졌다. 김기태 감독이 헥터를 너무 믿었다. 결국 헥터는 118구를 던지고 6이닝 8피안타 4볼넷 5삼진 5실점 5자책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무사 만루로 불을 지른 헥터를 대신해 불펜 소방수들이 총출동했다. 하지만 한 번 불붙은 두산타선을 잠재우기 쉽지 않았다. 심동섭은 오재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김세현도 에반스와 최주환에게 2점을 더 줬다.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두산은 6-7로 맹추격했다.
KIA는 8회 김세현이 국해성에게 안타를 맞자 김윤동을 올렸다. 김윤동이 나머지 타자를 막아 KIA는 겨우 한숨을 돌렸다.
마지막 9회말 KIA는 최후의 카드 양현종 마무리카드를 꺼냈다. 양현종은 첫 타자 김재환에게 볼넷을 줬다. 갑자기 등판해 뭔가 제구가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양현종은 고비였던 오재일은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조수행의 번트를 3루수 김주형이 잡아 1루에 던졌으나 악송구가 나왔다. 주자가 2,3루에 안착했다. 허경민까지 볼넷을 얻어 만루가 됐다.
일단 박세혁의 타구가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유격수에게 잡혔다. KIA의 우승에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았다. 김민식이 김재호의 공을 잡아 우승을 확정지었다.
결국 양현종은 9회 두산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 KIA에게 11번째 우승을 안겼다. 헥터가 지른 불을 양현종이 깔끔하게 껐다. 양현종은 KIA 최고의 선발투수이자 마무리투수였다. 양현종은 생애 첫 세이브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장식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