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만루포 두 방' 니퍼트, 홈런 악몽에 쓰러진 '가을 왕자'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0.30 22: 41

가을마다 힘을 펄펄 냈던 더스틴 니퍼트(36·두산)에게 올 가을은 지우고 싶은 기억이 돼버렸다.
그동안 니퍼트는 가을은 ‘약속의 계절’이었다. 2012년을 시작으로 2013, 2015, 2016년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14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54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3승 0.56으로 완벽투를 펼치며 정규시즌 3위의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와 8이닝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피칭을 펼치며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 중심에서 서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의 가을은 '시련의 계절'이 됐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가운데,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를 일찌감치 니퍼트로 낙점했다. 김태형 감독 “에이스다”라는 말로 니퍼트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지난해 22승, 올해도 14승을 거두며 팀 선발의 중심을 잡아줬던 니퍼트였던 만큼,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니퍼트는 이전과는 다른 가을의 모습을 보여줬다. 4-2로 앞선 4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니퍼트는 스크럭스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홈런이 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두산은 NC와의 첫 경기를 내줬다.
1패를 했지만, 두산은 이후 3경기를 잡아내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1선발도 니퍼트에게 돌아갔다. 니퍼트는 1차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선발 투수 몫을 하며, 승리를 투수가 됐다. 버나디나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은 것이 '옥에 티'였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니퍼트는 어느정도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하지는 못했다. 앞선 경기에서 자신을 괴롭힌 홈런에 발목을 잡혔다. 1승 후 3패를 내주면서 탈락 위기에 몰린 가운데, 니퍼트는 5차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회와 2회 선두타자를 출루시켰지만, 실점없이 막았던 니퍼트는 3회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이명기에 내야 안타를 맞은 뒤 김주찬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버나디나의 적시타로 첫 실점을 했다. 이어 터진 최형우의 안타로 1사 1,3루가 된 가운데 나지완의 몸 맞는 공으로 만루가 됐다. 니퍼트는 안치홍을 삼진 처리했지만, 이범호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가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플레이오프에 이은 두 번째 만루포 허용. 
결국 일찌감치 내준 빅이닝에 두산은 끝내 역전에 실패했다. 니퍼트는 고개를 떨궜고, 두산은 2년간 올라있던 정상 자리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