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V11] KS 선착팀 우승률 82.8%…재입증된 휴식의 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10.30 22: 40

확률은 거짓말하지 않았다. 정규 시즌을 제패한 KIA가 두산을 4승 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KIA의 정상 등극은 이미 예견된 일. 현행 계단식 KBO 포스트시즌 제도는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플레이오프 없이 전후기 우승팀의 한국시리즈로 열린 1982~1984년, 삼성의 전후기 통합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없었던 1985년 양대리그로 치러진 1999~2000년을 제외한 나머지 29번의 한국시리즈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이 29차례 중 무려 24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확률 82.8%에 달한다. 특히 2000년대 이후로는 16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4차례나 정규시즌 1위로 먼저 직행한 팀이 통합 우승을 완성했다. 확률은 87.5%로 올라간다. 

정규 시즌 87승 56패 1무(승률 .608)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확보한 KIA는 6일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돌입했다. 투수들은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가벼운 캐치볼과 불펜 투구를 통해 단계적으로 구위를 끌어올리고 야수들은 타격과 수비 훈련을 포함해 전술 훈련까지 소화했다. 
자체 평가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조율하는 등 정상 등극을 향해 철저히 준비했다. 그리고 구단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전력 분석팀을 파견해 상대 전력 파악에 나섰다. '20승 듀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은 재충전의 기회를 통해 출격 준비를 완료했다. 잔부상에 시달렸던 주요 선수들도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KIA는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3-5로 덜미를 잡혔다. 선발 헥터는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특급 에이스가 무너지면서 힘겨운 승부가 전개되는 듯 했다. 그러나 모든 건 기우일 뿐이었다. 
KIA는 26일 2차전서 20승 좌완 양현종의 완봉승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1승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팀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터닝 포인트였다. 
28일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긴 KIA는 3차전서 6-3으로 이겼다. 팀내 선발진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팻딘은 7이닝 3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임창용, 심동섭, 김세현 등 계투진의 완벽투도 돋보였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나지완은 9회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리며 쐐기를 박았다. 
4차전 승리 또한 KIA의 몫이었다. 생애 첫 가을 잔치에 나선 선발 임기영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5⅔이닝 6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최고의 활약이었다. KIA는 두산을 5-1로 제압하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리고 KIA는 30일 한국시리즈 5차전서 접전 끝에 두산을 제치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4차전까지 타율 8푼3리(12타수 1안타)에 머물렀던 이범호는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김기태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KIA의 통합 우승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확보한 뒤 휴식과 재정비의 시간 덕분이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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