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가는 김낙현, ‘믿·거·고’ 불명예 씻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30 15: 48

‘믿·거·고’ 믿고 거르는 고려대 가드의 준말이다. 국가대표가드를 다수 배출한 고려대농구부에게 가장 자존심이 상하는 말이다.
2017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30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전체 1,2순위 지명권을 거머쥔 kt의 선택은 국가대표 허훈(22, 연세대)과 양홍석(20, 중앙대)였다. KCC는 3순위서 한양대 가드 유현준(20)을 지명했다. 이어 SK가 4순위로 안영준(22, 연세대), 5순위 KCC가 다시 김국찬(22, 중앙대)를 지명했다.
고려대의 주장인 가드 김낙현(22)은 6순위로 전자랜드의 지명을 받았다. 김낙현은 허훈과 함께 대학농구 최고가드를 다투는 재목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프로의 현실은 냉정하게 차가웠다. 그는 왜 이런 저평가를 당해야 했을까.

최근 고려대선배들이 프로에서 맥을 못 춘 영향도 없지 않다. 삼성은 2013년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고려대 주장 박재현을 지명했다. 5순위로 이재도를 뽑은 전창진 kt 전 감독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그만큼 박재현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프로에서 전세가 역전됐다. 이재도는 올스타급 가드로 성장했지만, 박재현은 가능성을 발현하지 못했다.
이후 김지후, 문성곤, 이동엽, 최성모 등 고려대출신 선수들이 프로에서 재능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면서 농구팬들의 편견이 지속되고 있다. 고교시절까지 청소년대표를 역임하며 최고의 재능을 가졌던 선수들의 기량이 프로에서 정체돼 안타깝다는 의견이 많다. 고려대에 포지션별로 대학최고의 선수들이 넘치다보니 대학시절 너무 편하게 농구를 했다는 지적이 뼈아프게 들린다.
결국 이러한 편견은 고려대출신 선수들이 실력으로 증명해 깨는 수밖에 없다. 김낙현도 그 중 한 명이다. 김낙현은 "나를 지명해준 유도훈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단순히 잘하겠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독기를 품고 죽기 살기로 덤벼야 성공할까 말까한 곳이 프로다. 
물론 드래프트 지명순서가 실력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낙현이 프로에서 허훈과 좋은 라이벌 관계를 이어가며 전자랜드의 전력으로 자리를 잡을지 관심을 모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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