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순위 싹쓸이’ 양홍석·유현준, 조기진출 전성시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30 15: 30

올 시즌 최고의 화두는 프로농구 조기진출 일명 ‘얼리 엔트리’(early entry)였다.
2017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30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됐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소속선수 38명과 일반인 참가자 6명이 더해 총 44명이 프로농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체 1,2순위를 모두 거머쥔 kt는 각각 허훈(22·연세대4)과 양홍석(20·중앙대1)의 이름을 차례로 지명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3순위 KCC는 유현준(20·한양대2)을 뽑았다. 전체 2,3순위가 모두 조기지명자가 됐다.
양홍석은 “날 뽑아준 kt 구단에 감사드린다.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프로에 도전한다. 일찍 도전한다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빛나는 조각상이 되겠다. (허)훈이 형 준비됐나?”고 당찬 소감을 전했다.

올해 중앙대 1학년을 다닌 양홍석은 대학최고의 포워드로 성장했다. 지난 5월 동아시아선수권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극마크까지 경험했다. 대표팀에서 많은 것을 배운 양홍석은 대학졸업장을 따기 보다 프로 조기진출을 선언했다.
양홍석의 프로진출 선언으로 각 구단이 크게 동요했다. 195cm의 좋은 신장에 내외곽에서 모두 득점이 가능한 대형포워드는 흔치 않기 때문. 어느 구단이 지명권을 갖느냐에 따라 양홍석이 허훈을 밀어내고 1순위로 뽑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 몇몇 구단도 1순위가 걸릴 경우 양홍석을 마음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리 엔트리가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출전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약팀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 초년생 때 성장하지 못하면 그대로 도태될 가능성도 크다. 더구나 대학졸업장이 없으면 한국사회서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려운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양홍석은 대박을 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린 나이에 프로에 가는 만큼 ‘FA’ 등 여러 제도적 혜택도 크게 누릴 가능성이 많다.
유현준은 허훈에 이어 드래프트 포인트가드 2순위 재목으로 관심을 끌었다. 그는 가드의 산실 송고도 출신답게 드리블이 출중하고, 기발한 패스를 잘한다는 평가다. 본인도 비시즌에 스킬트레이닝에 열을 올릴 만큼 개인기 발전에 관심이 높다. 프로농구에 좋은 가드가 귀한 만큼 유현준의 얼리 선언은 양홍석 못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전체 3순위를 거머쥔 KCC 추승균 감독이 한양대 후배 유현준을 지명해 가드를 보강했다.
유현준은 지명소감으로 "부딪치고 깨져서 대한민국 가드 계보를 잇겠다"고 선언했다. KCC는 이미 전태풍과 이현민이라는 출중한 가드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태풍이 38세, 이현민이 34세로 나이가 많다. 유현준의 선발로 KCC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가드를 얻었다는 평가다.
한편 양홍석과 유현준의 상위지명으로 대학농구에서도 ‘꼭 졸업장이 있어야 프로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풍조가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이제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실력만 있다면 언제든지 도전을 하는 대학생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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