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KS 3연패 좌절’ 두산, 그래도 실패는 아니다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0.30 22: 43

두산 베어스가 2년 동안 올라섰던 정상에서 내려왔다. 어색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많은 희망을 봤다. 비록은 최고가 되지는 못했지만, 실패한 시즌은 분명 아니다.
두산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7로 패배했다. 1차전을 잡았지만, 2~4차전을 내준 두산은 이날 경기 패배로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됐다.
두산은 지난 2015년 한국시리즈에 이어 2016년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올랐다. 지난해 70승을 합작한 선발진이 굳건하게 있는 가운데, 전력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두산은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전반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했던 주축 선수 8명 중 대부분이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고, 선발 투수 마이클 보우덴은 어깨 부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부상으로 보냈다. 결국 두산은 전반기를 1위 KIA와 13경기 차 인 5위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기는 두산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두산은 후반기 7할의 승률로 무섭게 승리를 쌓아갔고, 결국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후반기 매서운 질주가 있었지만, 그 속에는 고비도 있었다. 특히 양의지와 민병헌이 6월 말 경기 중 나란히 사구로 손가락 골절을 당하면서 전력에 이탈했다. 여기에 주전 유격수 김재호도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위기의 순간은 두산에게는 ‘성장’의 시간이 됐다. 양의지의 빈 자리는 박세혁이 막아줬고, 민병헌의 공백은 정진호가 채웠다. 특히 정진호는 6월 박건우가 잠시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선발 출장해 사이클링히트를 날리는 등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한껏 보여주기도 했다. 아울러 유격수 자리에서는 류지혁이 자리를 잡으면서, 김재호 이후 차세대 유격수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투수진에서도 성장은 충분히 이뤄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투수로 전향한 함덕주는 선발로 나선 24경기에서 7승 8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하며 선발 연착륙을 마쳤다. 더욱이 함덕주는 후반기 10차례의 선발 등판에서는 5승 1패 평균자책점 3.14로 안정성을 더하며 새로운 에이스 탄생을 예고했다.
신인 투수의 도약도 눈에 보였다. 그동안 ‘두산표 화수분’은 야수에만 한정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2016년 신인 이영하가 150km/h대의 강속구를 앞세워 눈도장을 받았고, 올해 신인 김명신은 안정적인 제구와 배짱있는 투구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인 5월 20일 NC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올해 2차 1라운드 신인 박치국도 21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알렸다.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면 두산으로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한 마리 토끼는 놓쳤지만, 두산은 내년 시즌에도 강자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한 해가 됐다.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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