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총력전 선언' 두산, '우주의 기운'도 필요할 때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0.30 11: 00

"두산보다 강한 것은 '우주의 기운'이다." 농담으로 던진 한 마디가 현실이 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1-5로 내줬다. 1차전을 잡았지만, 2차전부터 내리 패배를 거듭한 두산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몰리면서, 우승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두산은 1차전에서 니퍼트의 호투와 박건우의 김재환, 오재일의 백투백 홈런이 적시에 터지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2차전 양현종에게 완봉패를 당한 뒤 분위기를 완전히 넘겨줬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0경기 50점을 내던 뜨거운 타격감은 차갑게 식어버렸고, 전반적으로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다.

3차전 팻딘의 호투에 막혔던 두산은, 4차전에서는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치른 임기영에게 꽁꽁 묶였다. 타격감도 타격감이지만, 전반적으로 운도 없었다. 잘 맞은 타구는 정면으로 향하거나, 펜스 앞에서 잡히기 일수 였고, 아니면 상대의 호수비에 걸렸다.
정면타구나 펜스 앞 타구, 상대의 호수비 모두 냉정히 평가하자면, 상대 투수가 잘 던지고 수비수가 잘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또는 두산 타자들의 '한 끗'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야구의 곳곳에는 '운'이 작용하는 부분도 분명 많다.
지난 1차전에서 비록 승리에 가려졌지만, 두산으로서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5-3으로 앞선 8회말 선두타자 최형우가 친 타구가 2루 그라운드와 잔디 경계에 맞으면서 불규칙 바운드가 된 것. 평범한 땅볼 타구는 안타로 변신했다. 두산은 이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고, 병살타를 얻어내면서 간신히 실점없이 이닝을 막았다.
2차전에서도 0-0으로 맞선 8회말 선두타자 김주찬이 친 타구는 우익수와 2루수 사이 절묘한 곳에 떨어졌다. 이후 두산의 아쉬운 수비가 왔고 김주찬이 홈을 밟았다. 결국 이 점수는 이날 경기의 유일한 점수가 됐다.
현재 KIA에 묶여 있지만, 정타가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두산 타자들의 타격감은 나쁜 편이 아니다. 특히 무안타로 침묵한 양의지도 4차전에서 잘 맞은 타구가 모두 수비수 정면으로 향하고 있어 아쉬움을 삼켰다. 흔히 "타격이 풀리지 않을 때 운 좋게 나온 안타 한 방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두산의 답답한 공격 흐르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행운의 안타' 한 방이 될 수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전반적으로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운을 가지고 오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운에 기댈 것이 아닌 운을 부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4차전까지 내주면서 두산은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이제 패배는 곧 가을 야구의 탈락이다. 김태형 감독은 4차전 패배 뒤 "이제 한 경기 지면 끝이다. 5차전부터는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의 두산의 분위기라면 총력전에서도 승리를 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KIA 투수 양현종은 시리즈에 앞서 실시된 미디어데이에서 “두산보다 강한 것은 ‘우주의 기운’이다. 감독님께서 많이 가지고 계시는 만큼, 선수들에게 나눠준다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고 점점 KIA로 분위기는 향하고 있다. 과연 두산은 ‘우주의 기운’을 조금이라도 끌고 와서 반격에 나설 수 있을까.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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