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차전 자존심 구긴 헥터, V11 방점 찍을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30 09: 06

'에이스' 자존심에 생채기가 단단히 났다. 헥터 노에시(30·KIA)가 상처난 자존심을 스스로 치유하며 열한 번째 우승에 방점을 찍을까.
KIA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른다. 1패 후 3연승으로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든 KIA. 남은 3경기서 1승만 추가한다면 2009년 이후 8년 만에 우승과 입맞춘다.
1차전 선발투수 매치업이 다시 펼쳐진다. KIA는 헥터,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를 내세운다. 헥터로서는 설욕전, 니퍼트로서는 1차전 재현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36년 역사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통계는 75.8%. 비단 통계를 들이밀지 않더라도 7전4선승제 단기전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당연했다. 양 팀은 헥터와 니퍼트를 출격시키며 자존심 싸움을 펼쳤다.
결과는 니퍼트의 완승이었다. 니퍼트는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 5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던 모습과 딴판이었다.
반면, 헥터는 고개를 떨궜다.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경기 초반은 호조였다. 헥터는 3회까지 37구만을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4회 부쩍 흔들렸다.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2루수 안치홍의 실책으로 만루, 결국 오재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했다.
4회에만 34구를 던진 헥터는 결국 5회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KIA는 시리즈 첫단추를 잘못 꿰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양현종이 2차전 9이닝 11탈삼진 완봉승으로 바꿨다. 한 번의 나비효과가 만든 3연승으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KIA다.
이제 공은 다시 헥터에게 돌아왔다. 헥터는 올 정규시즌 팀의 든든한 에이스였다. 30경기에 선발등판, 201⅔이닝을 던져 20승5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팀 동료 양현종과 더불어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으며 리그 유일 200이닝 돌파 투수의 영예도 안았다.
헥터에게 잠실 포스트시즌은 기분 좋은 기억이다. 헥터는 지난해 LG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2실점(1자책)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이날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1차전 부진 만회에 성공하는 셈이다.
반대로 헥터가 1차전처럼 패전을 떠안는다면 분위기가 급격히 두산 쪽으로 기울 수 있다. KIA 선수단은 모두 입을 모아 "홈에서 우승을 못하더라도 빨리 승부를 확정짓고 싶다"라고 밝혔다. 가능성은 원천봉쇄하는 것이 옳다. 결국 헥터의 어깨가 또 한 번 무겁다.
헥터는 4차전 종료 후 "기분 좋다. 내일 좋은 모습 기대하라"며 짧게 코멘트했다. 헥터의 다짐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헥터가 KIA 우승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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