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PS분석] '선취점 승률 85.7%' 먼저 웃어야 끝까지 웃는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30 06: 00

먼저 웃어야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다. 포스트시즌, 특히 한국시리즈 들어 선취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KIA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을 5-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임기영의 5⅔이닝 역투에 타선이 9안타 5득점으로 제역할을 다했다. 시리즈 1패 후 3연승. KIA는 이제 8년만의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KIA는 1회, 두산 선발 유희관이 흔들린 틈을 제대로 파고 들었다. 1사 후 김주찬이 밀어친 타구가 중견수 옆을 빠져나가며 2루타로 이어졌다. 뒤이어 로저 버나디나가 우선상 3루타를 뽑아내며 손쉽게 선취 득점. 이어 최형우가 1루수 강습 내야안타로 버나디나마저 불러들였다. 스코어 2-0 KIA의 리드.

KIA는 7회 2점, 9회 1점을 보태며 차곡차곡 달아났다. 두산은 8회 닉 에반스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을 뿐이었다.
한국시리즈 4경기서 선취점을 얻은 팀은 모두 승리했다. 1차전은 두산이 4회 2사 만루서 오재원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먼저 앞서갔다. 결국 5-3 승리. 2차전은 KIA 김주찬의 절묘한 주루플레이로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이 나왔다. KIA는 3차전서도 3회 2사 2루서 이명기의 좌전 2루타로 먼저 웃은 바 있다.
선취점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장 올 정규시즌만 살펴봐도 그랬다. 선취점을 얻은 팀의 승률은 6할5푼9리(709전 467승)로 좋았다. 이 부문 1위는 KIA(63승19패1무, 승률 7할6푼8리). 리그 최하위 kt조차 선취점을 올렸을 때 32승32패, 승률 5할을 기록했다. 시즌 승률(.347)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그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NC와 SK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부터 그랬다. NC는 1회 나성범의 3점포를 포함 대거 4득점으로 먼저 웃었고, 10-5 승리를 챙겼다. NC와 롯데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선취점을 따낸 팀이 모두 승리했다. 이때까지 6경기서 선취점을 기록했을 때 승률 100%였던 것.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양상이 바뀌는 듯했다. 4경기서 선취점 기록 팀이 승리한 건 2경기. 엎치락뒤치락의 승부가 이어지며 선취점의 중요성이 크지 않았다. 두산은 팀 타율 3할5푼5리의 타격을 앞세워 4경기서 50점을 뽑아냈다. 화력쇼 탓에 경기 중반까지는 승부를 쉽사리 예측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들어 다시 투수전이 전개되며 선취점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한국시리즈 4차전 포함 올 포스트시즌 14경기에서 선취점 기록 팀의 승률은 8할5푼7리(14전 12승)에 달한다. 정규시즌 승률보다 2할 이상 높은 셈이다.
투수출신 해설위원 A는 이에 대해 "단기전, 특히 올해 한국시리즈의 경우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되고 있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데다 교체 시점도 일찍 가져가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나왔던 빅 이닝 속출을 제외하면 선취점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라고 진단했다.
어쩌면 한 경기, 최대 세 경기가 남은 올 포스트시즌. 남은 경기에서 선취점을 따낸 팀은 끝까지 미소지을 가능성이 높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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