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정리’ SK, 방출 결정 일찍한 사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30 06: 20

SK가 선수단 정비를 빠르게 마쳐가고 있다. 방출 명단 작성과 통보가 예년보다 빠르다.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다.
이맘때는 각 구단들이 방출할 선수를 놓고 고민하는 시기다. 신인 등 들어올 선수가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 선수들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SK는 가장 가슴 쓰린 이 과정을 비교적 일찍 마치고 최근 선수들에게 개별적으로 통보했다. 오수호 이정담 임치영 이석재 이경재 남지훈(이상 투수), 조우형(포수), 조성우 김두환(이상 내야수)이 SK 유니폼을 벗는다.
올해는 2차 드래프트가 열리는 해다. 선수 하나라도 더 가지고 있는 게 전략상 유리하다. 굳이 지금 시점에서 결정을 내릴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아직 한국시리즈가 끝나지 않아 행정처리도 안 된다. 그럼에도 SK가 빠르게 결정을 내린 것은 선수들에 대한 마지막 배려였다. 타 팀 이적의 가능성들이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운신의 폭을 넓혀준 것이다.

11월 말 예정인 2차 드래프트 이후에는 다른 팀들도 선수단 정비가 어느 정도 완료된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결정이 되면 11월 한 달 동안 테스트 등 여러 기회가 생긴다. 타 구단들도 몇몇 선수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 SK 또한 이 명단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좌완 이정담(26)이다. 제구력이 좋은 왼손투수로 한때 팀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올 시즌 1군에서는 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퓨처스리그(2군) 31경기에서는 4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4.47, 피안타율 2할5푼3리의 성적을 냈다. 원포인트로 쓸 수도 있지만, 선발로도 나설 정도로 스태미너 또한 있어 롱릴리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SK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왼손이 필요한 타 팀에서는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이정담 또한 낙담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이석재와 함께 29일부터 제물고포에서 훈련에 들어갔다.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잡기 위해 100% 몸 상태를 유지한다는 생각이다.
사이드암 임치영(29)도 독특한 팔 각도를 가진 투수로 올 시즌 전 큰 기대를 모았다. 1군에서 자리를 잡는데는 실패했으나 출전 경험이 있을 정도로 초반에는 평가가 괜찮았다. 오수호(27)는 가장 의외의 이름으로 평가된다. 올해 플로리다 전지훈련 당시 포수들이 “가장 구위가 좋았던 선수”라고 입을 모았을 정도다.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지만 묵직한 구위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른 팀들이 시선을 둘 만하다.
이석재(27)와 이경재(23)는 SK가 2013년 드래프트에서 상위순번에 뽑았던 선수들이다. 당시 2차 12순위였던 이석재는 올해 퓨처스리그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9로 선전했다. 이경재는 아직 젊은 선수로 잠재력이 있다. 포수 조우형(26)은 올해 대만 2군 캠프 당시 주장으로 뽑혔을 정도로 리더십과 성실함을 인정받았다. 퓨처스리그 59경기에서는 타율 2할9푼5리를 기록했다. 장타력은 없지만 수비력은 비교적 안정적인 선수다. 포수난을 생각하면 역시 테스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성우(29)는 2013년 54경기에 뛰었던 중·장거리 타입 내야수다. 당시 이만수 감독의 눈에 들은 야수 중 하나였다. 데뷔전에서 홈런을 치기도 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2년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해 군 문제도 없다. 김두환(23) 또한 아직 젊은 나이에 타격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SK가 실시한 ‘1군 투어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리는 등 기대치도 적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이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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