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기적 필요한 두산, 김태형 묘수있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30 05: 59

김태형 두산 감독은 2016년 부임 후 2년 내리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부임 당시 감독 경험이 없었다는 점에서 큰 성과였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뚝심의 야구로 항상 하나의 뭔가가 부족했던 두산을 강호로 조련했다.
그러나 올해 두산은 약간 다른 느낌이 난다. 물론 정규시즌 2위는 대단한 성과였다. 그러나 지난해보다는 승률(0.650→0.589)이 제법 떨어졌다. NC를 플레이오프에서 격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라 기세를 탔지만,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4차전까지 1승3패로 열세다. 이제 한 판만 더 지면 한국시리즈 3연패는 물 건너간다. 최대의 위기에 몰렸다.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압도적인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정규시즌부터 있었다. 올라올 팀은 올라왔지만, 가을야구에서도 예전 위용은 아니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렇다. 두산은 전 부문에서 고르고 완성도 높은 야구를 보여주면서 상대의 숨통을 조였다. 계산 오차도 별로 없었다. 말 그대로 압도적인 힘으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곳저곳에서 균열을 보인 결과 벼랑에 몰렸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1승3패에 몰린 팀에 역전 우승에 성공한 전례는 딱 한 번(2013년 삼성)밖에 없다. 이처럼 기적이 필요한 두산, 그리고 김태형 감독이 변화를 꾀할지 주목된다. 어쩌면 선택지가 없을지도 모른다. 지난 2년은 주축 선수들이 정상적인 활약, 혹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면서 상대적으로 개입의 여지가 적었다. 올해는 다르다. 야구는 선수가 하지만, 100% 전력을 짜내기 위해 말들을 배치하는 것은 벤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들이 있어 온전한 전력이 아니다. 특히 타선이 그렇다. 그 결과 싱싱한 KIA 투수들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는 양상이다. 김 감독 및 두산 벤치는 주축 선수들을 일단 신뢰하는 방향으로 시리즈를 진행했다. 왼 어깨 부상 여파로 타격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김재호의 선발 출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몇 차례 희생번트 찬스에서도 선수들을 믿고 강공 위주의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제 한 번만 패하면 끝이라는 점에서 5차전은 조심스레 다른 양상을 점쳐볼 수 있다. 타순 조정이 있을 수도 있고, 선발 출전 선수가 바뀔 수도 있다. 정석대로 갈지,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지 관심이다. 마운드는 총력전이 예고되어 있다. 선발투수에 이어 불펜을 총동원할 전망이다. 그런 측면에서 필승조를 투입시키고도 패한 3·4차전 패배가 아쉽기는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어쨌든 시리즈를 광주로 끌고 가야 한다.
NC와의 플레이오프 당시에는 벤치의 용병술이 비교적 효과적으로 먹혔다. 양의지 김재호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2차전 이후로는 그렇게 큰 타격이 없었다. 오히려 최주환 등 깜짝 카드들이 공격을 이끌기도 했다. 함덕주의 과감한 투입 등으로 대변되는 마운드 운영도 좋았다. 선발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가 단 한 번도 없었음에도 NC 타선을 막아섰던 기억이 있다. 분명히 능력이 있다.
두산의 5차전 선발은 더스틴 니퍼트다. 1차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지며 ‘가을 에이스’의 자존심을 일정 부분 만회했다. 헥터 노에시와 맞대결을 해 이겼다는 것은, 같은 선발 매치업인 5차전에도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KIA 또한 3~4차전 불펜 연투로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 5차전을 잡고 한숨을 돌린다면, 시리즈는 또 모른다. 시리즈 흐름을 바꾸는 묘수가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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