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4] '유주자 피안타율 0.111' 임기영, 이것이 위기관리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9 17: 33

완벽한 반전이었다. 정규시즌 내내 주자만 나가면 고생했던 임기영(24·KIA)이 발군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서 승리를 맛봤다.
KIA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을 5-1로 승리했다. 1회 두산 선발 유희관이 흔들릴 때 얻은 2점이 결승점이었다. 시리즈 3승1패, 남은 3경기서 1승만 더하면 KIA가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임기영의 호투가 빛났다. 임기영은 5⅔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기염이었다.

압도적인 땅볼 유도 능력을 자랑한 체인지업(32구)을 축으로 최고구속 141km 속구(29구), 슬라이더(12구), 커브(5구), 투심(3구)을 고루 섞어던졌다.
임기영은 올 시즌 KIA 선발진의 신데렐라였다. 정규시즌 23경기(19경기 선발)에 등판해 118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비록 전반기(14경기 7승2패, 1.72)에 비해 후반기(9경기 1승4패, 7.43)가 아쉬웠지만 그래도 한국시리즈 4선발 자리를 보장받았다.
임기영의 문제는 주자가 나가면 흔들린다는 점이었다. 풀타임 첫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영건'이기에 어찌보면 당연했다. 임기영은 올 시즌 피안타율 2할9푼4리, 피OPS(출루율+장타율) 0.736을 기록했다. 주자가 없을 때는 피안타율 2할6푼8리, 피OPS 0.663으로 안정감을 뽐냈다. 그러나 주자만 나가면 피안타율 3할3푼3리, 피OPS 0.845로 흔들렸다.
결국 관건은 임기영이 얼마나 평정심을 찾느냐에 달려있었다. 단순히 주자 상황을 떠나 만원 관중이 운집한 한국시리즈 경기였기에 이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듯했다.
뚜껑을 열자 임기영은 이러한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평온한 모습이었다. 6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는데 4회를 제외하면 삼자범퇴 이닝이 없었다. 매 이닝 안타 하나씩은 꼬박꼬박 맞은 셈. 정규시즌 유주자 상황에서 고전하던 임기영을 떠올린다면 쉽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임기영은 이날 주자가 있을 때 9타수 1피안타(피안타율 .111)로 펄펄 날았다. 1회 2사 후 박건우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김재환을 1루 땅볼로 솎아냈다. 2회에도 1사 후 최주환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양의지를 삼진, 닉 에반스를 땅볼 처리.
3회가 가장 큰 위기였다. 임기영은 1사 후 민병헌과 오재원에게 연속 안타를 헌납했다. 그러나 박건우를 삼진, 김재환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5회에는 처음으로 선두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했지만 후속타는 없었다.
이러한 투구는 '사사구 억제'와 '땅볼 유도' 덕에 가능했다. 임기영은 이날 경기 무사사구 투구로 칼같은 제구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임기영이 기록한 17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진은 6개. 나머지 11개는 모두 땅볼이었다. 리그 최강 '뜬공 구단' 두산 타자들은 임기영의 체인지업에 쩔쩔 맸다.
정규시즌 노출했던 약점을 KBO리그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고쳤다. 임기영의 반전이 대단한 이유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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