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백조로 돌아온 팻딘, 시작은 작은 변화였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0.29 06: 09

가을의 백조였다. 
KIA 좌완 외국인투수 팻딘이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7회까지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고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첫 승을 따냈고 우승 확률 92.3%를 팀에 선사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팻딘을 1차전 선발투수로 기용할 생각도 했다. 9월에 가장 뛰어난 볼을 던졌다.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38로 강했다. 양현종과 헥터를 압도하는 구위였다. 시리즈 대비 연습경기에서도 가장 훌륭한 볼을 던졌다. 팻딘의 볼을 받은 포수들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생각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만일 팻딘이 1차전 혹은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선다면 20승 투수 헥터와 양현종을 최대한 활용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이 3선발로 밀리면서 한 경기만 쓸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로 팻딘은 3차전에서 역투를 펼쳐 감독의 생각을 증명했다. 
이날 승리로 팻딘은 징크스를 두 개를 해결했다. 낮에 펼쳐진  5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를 당했는데 평균자책점이 2.16으로 좋았다. 아울러 잠실 4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를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2.88로 잘 던졌다. KIA 타선이 도움을 주지 못했을 뿐이었다. 한국시리즈의 중요한 분수령에서 잠실과 낮경기 무승 징크스를 해결한 셈이다. 
팻딘의 이번 시즌 행보는 극적이었다. 개막 초반 뜨거운 볼을 던졌다. 초반 4경기에서 완투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이 1.52에 불과했다. 정교한 제구력, 빠른 스피드, 예리한 변화구에 빠른 템포투구까지 완벽했다. 헥터, 양현종, 임기영과 더불어 철벽 선발진의 한 축이었다. 5월도 평균자책점 3.00을 제몫을 했다.
갑자기 난타를 당하기 시작했다. 6월(ERA 6.44), 7월(ERA 5.23), 8월(ERA 5.46) 3개월 내내 부진했다. 득점지원까지 떨어져 승수 사냥이 더뎠다. 3할이 넘는 피안타율까지 더해지며 더 이상 승리를 장담하는 투수가 되지 못했다. 전반기 막판에는 선발투수로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미운 오리였다. 그러나 9월부터 확 달라졌다. 5경기에서 2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이 2.38로 백조로 변신했다. 
이유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했다. 이대진 코치의 조언으로 투구시 투수판을 밟는 위치를 살짝 바꾸었다. 기존에는 3루쪽이 아닌 1루쪽으로 이동해 밟고 던졌다. 조금씩 구위가 살아났다. 9월부터는 자신감이 붙으면서 직구의 스피드도 3~4km 빨라졌다. 흔들렸던 제구력도 되찾았다. 9월 34이닝 동안 볼넷이 3개 뿐이었다. 특유의 적극적인 승부도 다시 빛을 발했다. 백조의 귀환이었다. 
이대진 투수 코치는 "팻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가운데 투구판 위치 변화는 좀 강하게 변화를 요구했다. 볼의 각도가 무뎌지면서 고전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고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변화구의 각도가 달라지고 구위가 살아날 것이라고 설득했다. 볼의 각을 찾았고 적응이 되면서 투구의 리듬도 좋아져 스피드까지 빨라졌다. 팻딘이 마음을 열고 잘 이해해준 것이 컸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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