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2009 듀오' 안치홍-나지완 반등, KIA 천군만마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9 06: 00

마치 명가를 계승하는 도공 느낌이다. KIA의 2009년 우승 당시 20대 초반의 청년 셋은 어느덧 팀의 주축으로 훌쩍 성장했다. 특히 잠잠하던 타자 두 명, 나지완과 안치홍의 반등은 KIA에 천군만마다.
KIA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을 6-3으로 승리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1패 후 2연승을 질주했다. 1승1패로 맞선 상황에서 3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92.3%(14차례 중 12번). 표본이 적어 의미는 덜하지만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만은 분명하다.
선발투수 팻딘은 7이닝 3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타선에서는 나지완과 안치홍이 펄펄 날았다. 안치홍은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대타로 나선 나지완은 스윙 단 하나로 투런포를 때려냈다.

안치홍은 팀이 1-0으로 앞선 4회 1사 2·3루서 우전 적시타로 리드를 벌렸다. 그러나 두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1-4로 뒤진 7회와 8회 각 1점씩 뽑아내며 한 점차까지 따라붙었다. 9회 남은 한 번의 공격에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컸다.
이때 안치홍이 물꼬를 텄다. 9회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3루수 옆 스치는 안타로 살아나갔다. 김선빈의 희생번트와 김호령의 우익수 뜬공 진루타로 2사 3루, 김민식 타석에서 나지완이 나왔다. 나지완은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 속구에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좌중간 담장 밖으로. 스코어 6-3으로 3차전 승리의 여신이 KIA에 미소지었다.
2009년 이후 8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 당시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섰던 KIA 엔트리 26명 중 올해도 뛰는 건 단 세 명뿐이다. 양현종과 나지완, 그리고 안치홍이다.
양현종은 팀이 1패를 떠안고 나선 2차전에서 9이닝 11탈삼진 완봉승 역투로 시리즈 전체 분위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야수 안치홍과 나지완은 기대에 못 미쳤다. 안치홍은 1차전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나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된 실책을 기록했다. 두 점 차 뒤진 8회 무사 1·2루서는 병살타. 안치홍은 2차전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나지완의 부진은 더욱 심각했다. 나지완은 2차전까지 2경기 모두 5번 지명타자로 나섰으나 8타석 7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는 안치홍과 나지완에게 믿음을 보냈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마치 2차전 양현종 역투에 자극이라도 받은 듯 '우승 동기'들은 적시타 향연으로 화답했다.
나지완은 경기 후 "사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 느낌이 있었다. 타선을 누군가 뚫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홈런을 쳤다. 우리 팀은 시너지가 무섭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치홍 역시 "한국시리즈는 매 경기 탈진할 것 같은 느낌이 당연하다"라며 지친 기색이었다. 이어 그는 1차전 실책에 대해 "한국시리즈는 무엇보다 결과다. 2차전서 팀이 승리했다. 그리고 오늘도 이겼다. 그럼 됐다"라며 의연한 모습이었다.
KIA가 열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은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나지완은 끝내기 포함 멀티홈런, 안치홍도 만19세 나이에 홈런포로 우승을 안긴 바 있다.
그리고 8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시리즈 무대. 초반에는 부진했으나 그 감과 배짱은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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