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성숙한 다르빗슈, "구리엘에 분노 대신 교훈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0.29 05: 50

"비난하기보다 배우기 위해 노력하자". 
LA 다저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1)에게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은 잊고 싶은 하루였다. 2017 월드시리즈 3차전 선발투수로 나섰으나 휴스턴 애스트로스 타선에 뭇매를 맞고 1⅔이닝 4실점으로 강판되며 팀 패배를 자초했다. 설상가상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 차별까지 당했다. 
휴스턴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2회 다르빗슈에게 홈런을 터뜨린 뒤 덕아웃에서 양 손으로 눈가를 찢는 동양인 비하 행동을 한 것이다. 작은 중국인을 뜻하는 '치니토'라는 말까지 했다. 경기 후 인종차별 논란이 커졌고, 구리엘도 "불쾌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 다르빗슈 기분이 상했다면 사과하고 싶다"고 해명했다. 

다르빗슈는 공식 인터뷰에서 구리엘에 대해 "무례한 행동이다. 그는 실수를 했다. 휴스턴에도 아시아 팬들이 있을 것이다. 처벌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고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시 입장을 밝혔다. 
영어로 트위터에 글을 올린 다르빗슈는 "당신과 나를 포함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오늘 구리엘이 한 행동은 옳지 않지만 그를 비난을 하기보다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통해 무엇가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인류 전체에 큰 도약이 될 것이다. 우린 멋진 세상에 살고 있다. 분노에 집중하는 대신 긍정적인 자세로 나아가길 바란다. 모두의 큰 사랑을 믿는다"며 이번 일이 교훈이 되길 바랐다.
29일 4차전을 앞두고 구리엘에게 내년 시즌 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린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도 "다르빗슈가 어려운 상황을 모범적으로 대응했다. 부정적인 사건이지만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 생각하는 건 주목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다르빗슈의 대처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NBC스포츠'는 '다르빗슈의 대처는 우아하고 세련됐지만 모두에게 강요할 순 없다. 만약 다음에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 당한 쪽에서 화내면 다르빗슈처럼 관대하지 않다고 비난받을 수 있다. 분노는 나쁜 감정으로 간주되지만 편협에 적절한 반응이다'며 인종차별을 쉽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다르빗슈가 성숙된 대처를 했지만 사태가 너무 커졌다. ESPN은 '다저스 구단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매우 화났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도 "지금 상황을 파악 중이며 29일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직접 구리엘과 만나 대화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어떤 식으로도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휴스턴이 2승1패로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월드시리즈에서도 '구리엘 인종차별'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분위기 탄 휴스턴에 찬물을 끼얹으며 다저스에는 결집력을 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4차전 승부가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waw@osen.co.kr
[사진] 다르빗슈-구리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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