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승부처 올인’ KIA 불펜, ‘조기 가동’ 두산에 완승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28 17: 16

숨 막히는 불펜 대결의 승자는 결국 KIA 타이거즈였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는 KIA의 6-3 신승으로 끝났다.
양 팀의 불펜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들을 완수했다. 그러나 결국엔 희비는 갈릴 수밖에 없었다. 두산 불펜진은 조기에 가동되면서 자신들의 임무를 완수하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믿었던 김강률의 붕괴가 뼈아팠다. KIA는 필승조를 승부처 이닝에 모두 쏟아 부었고, 위기 상황을 적절히 틀어막고 승리로 연결시켰다.

점수 차는 초반 벌어졌다. KIA가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을 공략했다. 보우덴은 흔들렸다. 5회초 선두타자 이명기에 2루타를 얻어맞자 두산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셋업맨 이용찬을 곧장 투입했다. 정규시즌과 비교했을 때 빠른 투입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용찬으로 최대한 점수 차가 유지되기를 바랐다. 일단 이용찬은 5회 김주찬에 희생번트를 대주며 1사 3루에 몰렸고 로저 버나디나에 적시타를 허용했다. 1-4의 점수 차로 벌어졌다.
하지만 이용찬은 이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최형우를 1루수 땅볼, 이범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불안했던 5회를 넘겼다. 그리고 6회초에는 안치홍과 김선빈을 모두 3루수 땅볼 처리한 뒤, 김호령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삼자범퇴 이닝을 기록했다. 그리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선두타자 김민식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산 불펜진은 본격적으로 KIA 붙들기에 나섰다. 좌완 이현승을 올렸고 이명기와 김주찬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두산은 반격에 나섰다. 불펜의 힘을 타선이 고스란히 이어 받았다. 7회말 닉 에반스가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안타를 추격의 솔로포로 장식, 2-4로 KIA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KIA 입장에서는 다시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점수차였다. 선발 팻딘이 7회까지 88개를 던지며 호투했지만, 8회 선두타자 민병헌에 안타, 오재원에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에 몰리고 말았다. KIA 역시 불펜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두산이 불펜을 긴 호흡으로 운영했다면, KIA는 말 그대로 승부처 상황에서 불펜 총력전이었다. 무사 1,2루에서 KIA는 임창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일단 임창용은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를 시도하는 박건우에게 파울을 유도해 1B 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하고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김재환-오재일로 이어지는 두산 좌타 라인을 봉쇄하기 위해, 괜찮은 구위를 보인 임창용 대신 좌완 심동섭을 투입했다.
일단 심동섭 투입 카드는 위기를 자초했다. 1사 1,2루에서 김재환에 우전 적시타를 허용한 뒤 1사 1,3루 위기까지 몰리게 됐다. 1점 차의 살얼음판 리드에 역전 주자까지 누상에 나갔다. 그러나, 심동섭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재일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KIA 벤치는 이닝을 완전히 쪼갰다. 2사 1,3루 양의지 타석에서 다시 심동섭을 내리고 마무리 김세현을 올렸다. 그리고 김세현은 임무를 완수했다. 양의지를 1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면서 대역전의 위기를 봉쇄했다.
결국 스코어가 뒤집히지 않자 잘 버티던 두산 불펜은 9회초 통한의 쐐기포를 얻어맞았다. 4이닝을 잘 버텼지만 1이닝이 문제였다. 김승회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김승회는 안치홍에 안타, 김선빈에 희생번트를 대주면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두산은 최후의 보루인 김강률을 올렸다. 그러나 김강률은 1점의 점수 차를 유지시키지 못했다. 김강률은 김호령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지만, 대타 나지완에 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점수는 다시 3점으로 벌어졌고 두산은 1이닝이 남은 상황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는 점수 차가 됐다.
결국 KIA 김세현은 3점의 리드를 등에 업고 9회말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냈다. KIA가 결국 막판 숨 막히는 불펜전의 대미를 장식하며 웃을 수 있었다. /jhrae@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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