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승부처] 보크로 꼬인 두산, 끝까지 만회 못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28 17: 16

보크 하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분위기나 통계나 모두 그랬다. 잠시 평정을 잃은 마이클 보우덴의 실수가 KIA의 승리확률을 화끈하게 높여버렸다.
KIA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팻 딘의 호투와 고비 때마다 적시타를 터뜨린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6-3으로 이겼다. 2차전에서 에이스 양현종의 완봉쇼에 힘입어 한숨을 돌린 KIA는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3차전을 잡고 기세를 가져왔다. 
선발 팻 딘이 공격적인 승부로 두산 타선을 봉쇄하는 사이 KIA는 3회 이명기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냈다. 그러나 경기 초반 1점차였고, 선공이라 승리확률이 그렇게 높아지지는 않았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경기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선취점 당시 KIA의 승리확률은 58%로 60%에 못 미쳤다. 그런 KIA의 승리확률 그래프가 갑자기 치솟은 것은 4회였다.

KIA는 4회 1사 후 최형우와 이범호가 연속 볼넷을 골랐다. 승리확률은 64.1%로 올랐다. 보우덴의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다. 예전만큼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지 못한 보우덴은 선택지가 단순했다. 게다가 계속된 볼 판정으로 조금씩 평정심을 잃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치명적인 실책이 나왔다. 안치홍 타석에서 보크가 나온 것이다.
1사 1,2루에서 보우덴은 투구 리듬을 잃었다. 1,2루 상황에서 1루수가 베이스에 붙어 있을 이유가 없고, 보우덴은 1루 견제를 하다 빈 베이스를 보고 공을 던지지 못했다. 투수의 중심발이 투수판에 있을 때, 투수는 1·3루에 견제 시늉만 낼 수는 없다. 던지지 않으면 보크다. 이견이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쉬운 판정이었다.
KIA의 승리확률은 이 보크로 69%까지 올라갔다. 1사 1,2루의 기대득점치와 2,3루의 기대득점치가 보정된 효과였다. 보우덴의 심리는 더 흔들렸고, 반대로 안치홍은 병살의 위험이 없어져 상대적으로 더 편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다. 결국 안치홍의 우전 적시타 때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KIA의 승리확률은 단번에 80%에 육박(78.9%)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58.5%의 승리확률이 안타 하나도 20%나 뛴 것이다. 그 중 안타는 한 개뿐이었다. ‘볼넷 이후 득점’이라는 평범한 공식이 있었고, 그 사이에는 치명적인 보크가 있었다. KIA는 9회 터진 나지완의 대타 투런포로 두산의 추격을 따돌리고 3차전 승리를 확정지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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