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역대 팀 타율 1위' KIA, 2G 예열이면 충분했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8 17: 16

서서히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고 있다. KBO 37년 역사에서 단일 시즌 팀 타율 1위. 그 대업은 쉽게 달성되는 것이 아니었다. 역사를 쓴 KIA 타선에게 예열은 두 경기로 충분했다.
KIA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을 6-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팻딘의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 역투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타선도 9안타 6득점으로 꼭 필요한만큼의 점수를 뽑았다.
KIA는 올 정규시즌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특히 폭염이 이어지던 한여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6~7월에 걸쳐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도 없던 대기록이다.

6월 24경기서는 팀 타율 3할4푼1리로 20경기 이상 월간 타율 1위 기록을 썼다. 한 경기가 아닌 한 이닝 12득점도 만들어내는 기염.
아울러 시즌 종료 후 역대 최다인 7명의 3할 타자를 배출했다. 팀 타율 3할2리2모로 단일시즌 팀 타율 종전 1위 2015 삼성(.3018)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에 올랐다. 37년 KBO리그 역사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관건은 경기 감각이었다. KIA는 10월 3일 kt와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21일의 휴식이 있었다. 매년 정규시즌 1위 팀에게 따라붙는 '타격감 저하'가 우려됐다. 아무리 청백전을 치러도 실전과 분명히 다르다. 과연 단일시즌 팀 타율 1위의 KIA가 이를 극복할지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예상대로 KIA는 1~2차전 빈타에 울었다. 1차전서 6안타 4볼넷에도 3득점에 그친 게 시작이었다. 2차전서는 5안타 6볼넷에 1득점. 그나마도 8회 상대의 실책으로 한 점을 얻어 1-0 신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 최초의 무타점 경기가 완성됐다.
두 경기 팀 타율은 1할9푼. 정규시즌 모습과 완전 딴판이었다. 득점권 기회 자체도 많이 만들지 못했지만 막상 주자가 나가도 침묵했다. 1차전 5회 2사 1·2루서 로저 버나디나가 3점포를 때려낸 게 이번 시리즈 유일한 득점권 안타였다. 버나디나의 홈런포 이후 득점권 8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쳐왔다. 시리즈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13타수 1안타.
자연히 경기 감각 논란이 따라붙었다. 김기태 KIA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이제 겨우 2경기를 했고 선수들이 6타석 정도 들어갔을 뿐이다. 그걸로 타격감을 평가하는 건 조금 이르다"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김 감독의 이야기는 일리 있었다. 실제로 NC와 플레이오프서 팀 타율 3할5푼5리로 펄펄 날던 두산 타자들도 2경기서 1할7푼5리로 침묵 중이었다. 김기태 감독의 믿음이 또 한 번 적중하려면 KIA 타자들이 3차전부터 조금씩 반등해야 했다.
KIA 타선은 김 감독 믿음의 이유를 증명했다. 이날 9안타 6득점으로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달랐다. 3회 선두 김선빈의 안타와 김호령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김민식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이명기가 좌익수 옆 스치는 2루타로 김선빈을 불러들였다. 스코어 1-0. 2경기 연속 선취점을 뽑는 장면이었다.
4회에는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냈다. 1사 후 최형우와 이범호가 연속 볼넷을 골라나갔다. 후속 안치홍 타석에서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은 견제 과정에서 피쳐 보크를 범했다. 1사 2·3루, 안치홍은 보우덴이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어 5회에는 이명기의 2루타와 김주찬의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든 뒤 버나디나의 적시타로 한 점 더 보탰다.
이후 KIA 타선은 한동안 잠잠했다. 그러나 9회 선두 안치홍의 안타와 진루타로 2사 3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민식 타석에서 대타 나지완이 나왔고 투런포가 터졌다. 스코어 6-3.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메가타이거즈포' 혹은 '호랑이 기운'. 어떻게 표현하든, KIA 타선이 살아나고 있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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