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피말린다" 자책한 안치홍, 실책 짐 털고 KS사나이로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8 17: 16

"정말 피가 마른다. 몸에 맞아서라도 나가려했는데…". 2차전 종료 후 안치홍(27·KIA)이 남긴 자책이었다. 안치홍이 실책의 짐을 던 맹타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KIA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을 6-3으로 승리했다. 광주에서 1승씩 주고받았던 KIA는 3차전 승리로 1패 후 2연승, 한 발 앞서나갔다. 1승1패로 맞선 상황에서 3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92.3%(14차례 중 12번). 표본이 적어 의미는 덜하지만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만은 분명하다.
선발투수 팻딘의 역투도 빛났다. 팻딘은 7이닝 3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타석에서 빛난 건 안치홍이었다. 안치홍은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안치홍은 이번 한국시리즈 시작에 앞서 많은 전문가들이 꼽은 '키 플레이어'였다. 2009년의 기억 때문이었다. 안치홍은 만19세 고졸 신인이던 2009년 SK와 한국시리즈에 주전 2루수로 나섰다. 임팩트도 충분했다. 안치홍은 7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2할8푼6리(21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가장 빛났던 순간은 7차전. 안치홍은 3-5로 뒤진 7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데뷔 첫해부터 14홈런을 때려냈고, 최연소 '미스터 올스타'에 오른 안치홍다운 한 방. KIA는 7회 동점을 만든 뒤 9회 나지완의 끝내기 솔로포로 열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안치홍도 "자신감이나 패기는 줄지 않았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1차전, 안치홍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4회초 두산의 공격, 1사 1·2루에서 양의지가 2루수 방면 땅볼을 날렸다. 그러나 이 타구를 안치홍이 놓쳤다. 선행주자는 물론 병살타까지 노려봄직한 타구였으나 1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헥터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1실점했다. 실책 이후 23구를 더 던진 헥터는 힘이 빠졌고, 5회 백투백 홈런(김재환 투런, 오재일 솔로) 헌납으로 무너졌다. KIA는 첫판을 3-5로 내줬다. 안치홍은 타선에서 유일한 멀티히트(4타수 2안타) 기록자였으나 8회 무사 1·2루서 병살타로 고개를 떨궜다.
안치홍은 2차전서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1차전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안치홍은 2차전 종료 후 지친 표정으로 "정말 피가 마른다. 아까는 오죽하면 맞아서 나갈까라고도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선두타자로 나선 7회를 말하는 것이었다. 0-0으로 팽팽한 상황, 볼카운트 1B-1S에서 장원준의 3구 136km 슬라이더가 안치홍의 왼발 쪽으로 날아왔다. 안치홍은 껑충 뛰어 피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 장면에서 맞고 나갈 생각까지 했을 만큼 죄책감이 상당했다.
안치홍은 결국 자신이 쌓은 부담을 스스로 털어냈다. 1회 첫 타석은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웠다. 안치홍의 적시타가 터진 건 KIA가 1-0으로 앞선 4회였다. KIA는 1사 후 최형우와 이범호의 연속 볼넷으로 1·2루 기회를 만들어냈다. 안치홍 타석 볼카운트 1B-2S,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은 1루 견제 도중 피쳐 보크를 범했다. 1루수가 베이스에서 떨어져있었음에도 견제 동작을 취했고 던지지 못하며 보크.
안치홍은 보우덴이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5구 파울을 만든 뒤 6구 볼을 침착히 골랐다. 볼카운트 2B-2S에서 7구를 밀어쳐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최형우는 물론 걸음이 느린 이범호까지 홈인. 리드를 3-0으로 벌리는 천금의 2타점 적시타였다.
안치홍은 9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진루타로 2사 3루까지 만든 그는 나지완의 투런포 때 홈을 밟으며 껑충 뛰었다. 한결 부담을 턴 한국시리즈 사나이. 안치홍의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