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상대 에이스 호투에 1승을 내줬다. 그러나 투·타 모두 굳건한 만큼, 2년 만에 홈 축포를 쏘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두산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앞서 치러진 1차전과 2차전에서는 1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홈에서 3연승과 함께 ‘홈 우승 축포’에 도전한다.
비록 광주에서 2연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두산으로서는 1승을 거둔 것 자체가 나쁘지 않은 수확이었다. KIA는 1,2차전 선발 투수로 20승 듀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을 내세웠다. 리그 최정상 에이스를 상대해야하는 만큼, 1승도 장담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비록 양현종에게는 꽁꽁 묶여서 완봉승을 당했지만, 헥터를 상대로는 5점을 뽑아냈다. 헥터가 5차전에 선발로 나설 경우 두산으로서는 자신감을 갖고 재대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투·타 모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에서 고민거리로 남았던 ‘판타스틱 4’ 선발진이 하나 둘씩 살아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나란히 5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던 니퍼트와 장원준은 각각 6이닝 3실점,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니퍼트는 실점이 있긴 했지만, 난타가 아닌 버나디나에게 맞은 홈런 한 방이 '옥에 티'로 남았을 뿐이다. 또한 장원준은 양현종과의 승부에서 팽팽하게 맞서며 '좌완 에이스'의 자존심을 한껏 살렸다.
니퍼트와 장원준이 살아나면서 미디어데이에서 유희관이 “선발 투수 모두 각성하고 설욕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마이클 보우덴과 유희관에게 차례가 넘어갔다. 보우덴은 '재계약' 기로에 놓인 만큼, 자신의 베스트를 보여줘야 한다. 그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유희관은 NC전에서 4⅔이닝 4실점으로 선발 투수 중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닝 초반의 모습을 시즌에서 가장 좋았을 때 모습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두 투수에 대한 호투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
불펜 역시 굳건했다. 비록 함덕주가 한국시리즈 두 경기에서 위기를 맞는 등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김승회, 이용찬, 김강률이 굳건하게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함덕주 역시 휴식을 통해 충분히 부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마운드가 '철벽'을 꿈꾸고 있는 가운데, 타선은 폭발 준비를 마쳤다. 양현종에게 막히기는 했지만, 박건우-김재환-오재일의 중심타선이 1차전까지 여전히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1차전에서 박건우는 3안타를, 김재환과 오재일은 나란히 홈런을 때려냈다. 이 중 오재일은 양현종을 상대로도 2안타를 뽐내면서 타격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부상자도 돌아왔다. 양의지와 김재호가 2차전부터 선발 출장했다. 박세혁과 류지혁이 그동안 주전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두산으로서는 전반적으로 폭넓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게 됐다.
여기에 KIA의 선발진의 무게가 3차전부터는 떨어진다는 것이 두산으로서는 반갑다. KIA는 3차전과 4차전 투수가 각각 팻딘과 임기영을 예고했다. 좋은 투수임에는 부정할 수 없지만, 헥터-양현종보다는 한결 상대하기 수월하다. 팻딘은 두산과의 3차례 상대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67로 부진했고, 임기영 역시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6.52로 고전했다. 두산으로서는 연승과 함께 분위기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bellsto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