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타이거즈 역사 제조기' 버나디나, KS에서도 '펄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8 05: 59

팀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선명히 아로새긴 로저 버나디나(33·KIA). 한국시리즈에서도 그 뜨거운 타격감은 이어지고 있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 교체를 단행했다. 2014시즌부터 3년간 367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61홈런, 253타점을 기록했던 브렛 필과 작별한 뒤 버나디나를 데려왔다.
과감했던 선택이었다. 물론 필이 '엄청난 임팩트'를 남기지는 못했지만 평균만큼은 해줬던 타자다. 외국인 타자의 적응이 시즌을 좌우할 변수인 만큼, KIA의 과감함이 낳을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버나디나는 4월까지 2할대 중반 타율에 허덕였다. 다소 이른 시점에 교체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김기태 KIA 감독은 버나디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결국 버나디나는 5월 중순부터 서서히 살아났다.
8월초는 대기록의 향연이었다. 버나디나는 8월 3일 kt와 홈경기서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이 4안타는 각기 달랐다. 1회 첫 타석에서 3루타를 때린 그는 3회 2루타, 5회 단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8회 선두타자로 나서 담장을 넘겼다. 타이거즈 외인 처음이자 토종 선수 포함 두 번째(2017년 4월 15일 김주찬) 대기록이었다.
버나디나는 이튿날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버나디나는 4일 한화와 원정경기에서 상대 선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에게 중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20호 아치였다. 전날까지 21도루를 기록 중인 버나디나는 20-20 클럽에 가입했다. 타이거즈 외인 최초의 기록이었다.
버나디나는 정규시즌 139경기를 뛰며 타율 3할2푼, 27홈런, 3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12를 기록했다. '미운오리' 버나디나가 '복덩이'로 팀의 역사를 갈아치운 것이다. 김기태 감독의 믿음이 바꾼 결과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그는 평정을 잃지 않았다. 그는 "타격감이 좋다. 드디어 기다리던 한국시리즈다"라며 자신있는 모습을 비쳤다. 이는 허언이 아니었다. 버나디나는 2차전까지 타율 5할(6타수 3안타), OPS 1.571, 3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1차전서 팀이 0-5로 끌려가던 5회, 우월 3점포를 쏘아올렸다. 비록 스코어는 그대로 3-5 패배였지만 경기 막판까지 추격이 가능했던 건 버나디나의 한 방 덕분이었다.
2차전에는 더욱 뜨거웠다. 버나디나는 1회 첫 타석부터 볼넷을 고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4회에는 안타, 6회에는 내야안타를 기록했고 8회 무사 2루서는 희생번트까지 성공시켰다. 올 시즌 버나디나의 희생번트는 단 3개.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한 점이 필요한 상황, 버나디나라고 예외는 없었다. 결국 8회 1사 3루를 만든 KIA는 김주찬이 홈을 밟는 데 성공하며 승리를 챙겼다. 버나디나가 주루사 한 개를 기록했으나 이를 감추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비록 단 두 경기라 표본이 크지는 않지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출루율이다. 3타점을 올린 것도 버나디나 뿐이다. KIA가 팀 타율 1할9푼의 빈타로 아쉬운 상황이지만 버나디나만큼은 뜨겁다.
퀴라소에서 날아온 그의 코리안 드림은 이제 시즌1의 종지부를 향해 달려간다. 적어도 2차전까지의 버나디나는, 그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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