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시구 도움 김정수 코치, "떨지 않는 나도 살짝 떨리더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0.27 16: 48

"나도 살짝 떨리더라"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시리즈 시구는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개장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가을야구, 그것도 한국시리즈 1차전 무대를 찾아 많은 이들에게 추억을 안겨주었다. 문 대통령의 시구에 도움을 준 김정수 KIA 재활군 코치도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문 대통령의 시구 가능성은 한국시리즈 전부터 관심사였다. 대선 투표를 독려하는 인증 이벤트를 통해 1위를 차지한 KIA팀의 경기 시구를 공약했다. KIA가 한국시리즈에 선착하자 문 대통령의 시구 여부에 대해 실제로 구단에 문의를 해온 기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럴 계획이 없다"는 답이 나갔다. 경호상 극비사항 이었으니 확인해줄 수도 없었을 것이다. 김응룡 대한야구협회장이 1차전 시구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러나 당일 야구장에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통상적인 야구장 경호 인력들과 다른 얼굴들이 눈에 띠였다. 울트라급 VIP가 올 수 있다는 추측과 기대를 낳았다. 그러나 정작 시구자로 김응룡 회장이 나와 마운드에 섰다.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회자의 입에서 "그리고 또 한 사람..."이라는 멘트가 나왔다. 순간 관중석은 크게 술렁였고 파란 국가대표 점퍼 차림의 문 대통령이 등장했다. 야구장은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학생시절부터 야구광이고 야구 경기에 나선 경력을 가진 문 대통령에게는 시구는 식은죽 먹기였다. 그러나 막상 리얼 시구에서는 긴장했는지 포수 앞의 땅에 던지는 실수를 했다. 그리고 KIA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김정숙 여사와 치맥을 즐기며 경기를 관전했다. 다른 일정상 야구장을 일찍 떠나기에 앞서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관중들은 "문재인! 문재인!"의 연호로 응답했다.  
문 대통령은 시구전 실내 훈련장에서 김정수 코치의 도움을 받아 시구 연습을 했다. 김정수 코치가 발탁된 이유는 청와대의 직접적인 요청이었다고 한다. 김 코치는 한국시리즈 7승의 최다승을 보유한 가을의 사나이다. 평소 반항의 이미지를 갖춰 '가을까치'라는 별명이 있다. 그는 이날 함평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영문을 모른채 광주로 올라왔다.
김 코치는 "함께 이동한 직원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누굴 좀 만나야 한다'는 말만 들었다.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야구장에 도착해서야 모든 것을 알았다. 시구는 그다지 알려드릴 것도 없었다. 연습투구에서 아주 잘 던지셨다. 대통령님을 직접 뵈니 평소 떨지않는 나도 살짝 떨리더라"며 껄껄 웃었다. /sunny@osen.co.kr 
[사진 출처]청와대 홈페이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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