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투수들의 대반격, 가을 긴장감의 부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27 09: 00

투수들이 다시금 반격하면서 올해 포스트시즌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이제야 가을야구다운 팽팽한 긴장감이 생겼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타고투저에서 비롯된 빅 이닝으로 인해 타자들이 득세하고, 투수들의 기가 죽는 현상이 대거 나타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총 10경기를 치르면서 거의 매 경기 빅이닝과 마주했다. 한 이닝에 3점 이상 씩을 뽑아내면서 경기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고, 투수들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억제하지 못하고 난타를 당했다. 경기 긴장감이 쉽게 빠져버릴 때도 있었다.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타자들의 위세가 등등하다. 플레이오프까지 총 34개의 홈런이 터졌다. 지난 2009년 터진 34개와 같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총 3개의 홈런포가 더 터지면서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2위까지 올라섰다. 1위는 지난 1999년 41개다. 

특히 NC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양 팀이 뽑아낸 총 78점이다. 경기 당 19.5점이 나왔다. 양 팀이 20점 가까이를 주고 받아야 승부가 결론낼 수 있다는 의미였다. 18개의 홈런도 주고 받았다. 특히 두산은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4차전까지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또한 12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 보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들어서 묘하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분명, 올해 치른 이전의 포스트시즌 경기와는 달리 긴장감은 배가 되고 있다. 2경기 모두 2점 차 이내의 접전이었고 다득점이 나온 경기들은 아니었다.
1차전 두산이 5-3으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 투구를 통해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후 올라온 함덕주(1이닝 무실점)와 김강률(2이닝 무실점)이 확실하게 자물쇠를 걸어 잠궜다. KIA의 살떨리는 추격을 봉쇄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김재환, 오재일의 홈런포도 있었지만 분명, 투수진의 힘으로 잡아낸 경기였다. 
KIA는 이에 미치지 못했지만 선발 헥터 노에시가 6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물러난 뒤 심동섭, 임창용, 김세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각각 1이닝 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불펜진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
그리고 이튿날인 2차전 경기, 양현종과 장원준의 국내 최고 좌완 투수들의 선발 대결이 펼쳐졌고, 투수전의 백미를 보여줬다. 결과는 양현종의 판정승.
양현종은 2차전 경기 9이닝 동안 122개의 공을 던지면서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으로 1-0 신승을 이끌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21번째, 한국시리즈에서는 10번째 완봉승이었다. 그리고 1-0 완봉승은 한국시리즈에서는 최초였다. 양현종이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위풍당당했던 모습에 두산 타자들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이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보여준 두산 타자들의 모습이 아니었다.
두산 마운드 역시 명품 경기의 명품 조연 역할을 했다. 장원준도 7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4사구 5개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양현종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펼쳤다. 함덕주와 김강률의 필승조들이 실점을 하긴 했지만, 수비진의 실책성 플레이가 수반된 실점이었다.
이제 장소를 잠실구장으로 옮겨 한국시리즈 3~5차전을 치른다. 넓은 잠실 구장에서 투수들이 힘을 발휘할 여건은 만들어진 상황. 1,2차전보다는 선발 투수들의 무게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이전처럼 폭발적인 타격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 두산의 화력이 대단했다고는 하나, 지쳐있던 NC 투수진이었고, 반면 KIA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경기를 치르는 입징이다. KIA 타선도 이제 막 감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 
화끈한 타격적은 보는 이들을 즐겁게 만든다. 그러나 지나친 타격전은 되려 경기의 긴장감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들어서 투수들이 다시금 반격에 나섰고, 포스트시즌다운 명품 경기를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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